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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디자인포럼] 56년생 미원도…71년생 새우깡도…디자인‘리셋’버튼
변화가 빠른 한국 사회에서도 ‘장수제품’이란 단어가 유독 많이 등장하는 분야가 식품업계다. 그만큼 수십년 인기를 끄는 제품들이 많은 것이다. 하지만 오래됐다는 이미지는 제품의 경쟁력을 갉아먹는 이유가 되기도 한다. 최근 식품업체들이 줄지어 시도하고 있는 디자인 리뉴얼은 오래된 제품의 생명을 연장시키는 수단이 되고 있다.

지난 1956년 출시된 국민 조미료 ‘미원’은 최근 ‘발효미원’으로 새옷을 입었다. 지난 60년 가까이 미원을 상징해왔던 붉은 신선로 문양을 과감히 줄이고, 주원료인 사탕수수 이미지를 삽입해 제품 원료에 대한 이해를 돕도록 한 것이다. MSG가 무해하다는 정부 발표에도 불구하고 개선되지 않은 소비자 인식, 중국산 저가 MSG의 공세에 맞서 국내 조미료 시장에서 재도약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대상 관계자는 “MSG의 안전성에 대한 그간의 오해와 기존의 올드한 이미지에서 탈피해 소비자들에게 새로운 모습으로 다가가기 위해 리뉴얼을 단행하게 됐다”고 말했다.

농심 역시 최근 대표 제품들의 디자인 리뉴얼 작업에 힘을 쏟고 있다. 지난 8월 신라면을 출시 28년만에 리뉴얼했으며, 지난달에는 새우깡도 새단장했다. 두 제품은 모두 충성도가 높은 고객들이 많고 장수 제품이라는 게 공통점이다. 그럼에도 농심은 매출 정체를 극복하기 위해 대대적인 리뉴얼을 선택했다.

농심 관계자는 “두 제품 모두 농심의 대표적 제품이기 때문에 리뉴얼 작업을 상당히 공들여 했다”면서 “제품의 품질과 맛을 한단계 더 높여 소비자들에게 우수한 제품을 제공하기 위해 리뉴얼 작업을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실제 리뉴얼 이후 신라면 매출은 소폭 늘어났다. 신라면은 지난 9월 기준 봉지라면 시장 점유율에서 14%를 기록했다. 매출이 훌쩍 오르지는 않았지만 라면업계 가운데 유일하게 상승곡선을 그린 점은 리뉴얼 작업과 무관하지 않다.

주류업계에서 제품을 리뉴얼해 쏠쏠한 재미를 보고 있는 곳은 하이트진로다. 하이트진로는 지난 4월 맥주 ‘하이트’를 ‘뉴하이트’로 리뉴얼했다. BI(Brand Identity)와 상표 디자인을 바꾸고, 서체는 로마체를 사용해 클래식한 느낌을 강조했다.

2011년 오비맥주에 1위를 뺏겨 ‘뉴하이트’를 주축으로 시장 점유율을 끌어올리겠다는 목적이었고 이는 성공적이었다는 평이다. 상반기 기준 수도권 주요 상권에서의 ‘뉴하이트’ 취급률은 77%로 3월의 27%에 비해 3배 가까이 상승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리뉴얼은 소비자들에게 신선한 이미지를 구현하는 장점과 새로운 소비심리를 불러일으키는 효과가 있다”면서 “소비자들에게 올드한 느낌을 주는 것보다 최근의 흐름을 반영하는 것도 장기적인 측면에서 더 낫기 때문에 때때로 리뉴얼은 필수불가결한 것”이라고 말했다.

김성훈 기자/paq@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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