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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팝콘정치> 내 이익 vs 전체 이익
[헤럴드경제=홍석희 기자] ‘패턴화’ 된 행동 양식엔 이유가 있다. 최근 언론의 집중 포화를 맞고 있는 국회의원들의 ‘선심성 예산’, ‘지역 예산 따내기’ 비판에도 국회의원들이 꿋꿋한 이유도 따로 있다. 그 근본엔 ‘내 이익’과 ‘전체의 이익’이 반비례 한다는 경험칙의 진리가 자리한다.

이상득 전 국회의원은 이명박정부 시절 ‘형님예산’ 문제로 야당의 집중 포화를 맞았다. 그가 ‘힘’을 써서, 직간접적으로 포항에 흘뿌려진 국고는 대략 1조원을 헤아린다. 이 전 의원은 ‘국회의원의 천수(天壽)’인 5선까지 지냈다. 포항지역민들이 그를 지지하지 않고선 있을 수 없는 일이다. 그의 나이 (81·35년생)를 고려하면 그는 사실상 종신 의원을 지낸 셈이다.

지난 2006년 여기자 가슴을 만지고 ‘식당 주인인 줄 알았다’는 해명을 내놔 빈축을 샀던 한나라당(현 새누리당) 최연희 의원은 지난 2008년 총선에선 무소속으로 출마해 당당히 당선되는 기염을 토했다. 인터넷 상에선 그를 다시 당선시킨 지역민들(동해ㆍ삼척)을 ‘넋 나갔다’고 비판했지만 이유는 있다. 지역의 만성 문제였던 ‘급수 문제’를 해결했던 정치인이 최 전 의원이었기 때문이다.

2012년 강원랜드를 찾아가 ‘150억원 삥뜯기’를 시도했던 장면이 동영상으로 공개되면서 곤욕을 치른 새누리당 염동열 의원은 그러나 지역(태백ㆍ영월ㆍ평창ㆍ정선)에선 ‘영웅’이다. 부채 덩어리 ‘오투리조트’를 다시 살리기 위해 애쓰는 국회의원은 ‘염동열 밖에 없다’는 평가가 그에게 후광처럼 따라붙는다.

조단위의 국고를 자기 지역구로 끌어가고, 과감한 ‘성추행’에 어이없는 변명을 내놓고, 다소간 ‘깡패 같은’ 모습을 보인 국회의원들에게도 지역민들은 환호한다. 그에 대한 지지를 철회하지도 않는다. 다음번에도 꼭 그를 뽑아준다.

내 이익과 전체의 이익은 다수의 경우 반비례한다. 정치란 ‘희소한 자원의 권위적 배분’이다. 그래서 국민들은 희소 자원을 제 지역에 많이 가져온 정치인을 지지한다. 제로섬 정치를 넘어서기 위해선 전체의 이익과 개인의 이익이 같은 방향이어야겠지만, 그런 ‘이상향’은 언제 달성될지 알 수 없다.

유사 사례는 현 국회에서도 반복되고 있다. 천문학적 액수의 예산이 상임위 예비심사 과정에서 증액됐다. 예산조정소위서 깎이더라도 ‘노력했다’는 흉내만이라도 내야 한다는 것이 의원들의 생각이다. 결국 그 나라의 정치 수준은 국민 수준으로 수렴한다. 그들을 욕할 것 없단 얘기다.


ho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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