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 복합할부금융 가맹점 수수료율을 놓고 팽팽한 줄다리기를 벌여왔던 현대자동차와 KB국민카드가 2차 협상 시한인 17일 극적 합의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금융당국과 카드업계에 따르면 양사는 현행 1.85%인 가맹점 수수료율을 체크카드 수준인 1.5%대로 하향하기로 의견 접근을 봤다.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 내정자가 전날 수수료 협상에 직접 나서면서 이견이 좁혀졌다. 윤 내정자는 이원회 현대차 재무담당 사장과 비공식 면담을 진행해 수수료율을 조율한 것으로 알려졌다.

복합할부금융은 자동차 구입 대금을 신용카드로 내면 캐피탈사가 카드사에 결제대금을 갚아주고 고객은 캐피탈사에 매달 할부금을 내는 상품이다.

현행 카드사별 복합할부 가맹점수수료는 1.85~1.9%다. 이 가운데 카드사는 캐피탈사에 1.37%의 재원을 지급하고, 0.2%는 고객에 대한 캐시백으로 사용된다. 카드사에 남는 부분은 0.33% 수준이다.

현대차는 그동안 카드사에 가맹점 수수료율을 대폭 인하하라고 요구했다. 카드 복합할부의 자금 공여 기간이 단 하루에 불과하고, 대손 비용도 들지 않는 등 카드사의 원가가 일반 카드 거래보다 더 적게 드는 데도 일반 신용카드와 똑같은 수수료율을 적용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는 이유에서다.

국민카드는 가맹점 수수료율을 기존 1.85%에서 1.75%로 0.1%포인트 이상 낮추기 어렵다는 입장을 반복해왔다. 대폭 낮추면 법률 위반이라는 것이다. 이에 따라 양사는 수수료율을 놓고 평행선을 그려왔다.

17일 협상이 최종 타결되면 7개월여 동안 이어져 온 현대차와 카드사 간 갈등이 일단락된다. 18일부터 국민카드로 현대차 구매가 끊기는 고객들의 불편 사례도 발생하지 않게 된다.

서경원 기자/gil@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