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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컨텐츠> 외교의 꽃 정상외교…朴대통령 ‘외교고립’ 우려 불식
[헤럴드경제=신대원 기자] “정상외교는 국가외교력의 총결산이자 일종의 종합예술이다”

우리나라 외교백서는 정상외교에 대해 이같이 정의했다. 국가의 최고통치권자가 비전과 철학을 바탕으로 국가역량을 결집해 외교목표를 수행해 나가는 외교방식이라고 백서는 부연 설명했다.

외교부 당국자는 “정상외교를 통해 각국은 상대 국가의 입장을 파악하기 쉬워진다. 경우에 따라 정상간 친밀함이 문제해결을 가져오기도 한다”고 말했다. ▶관련기사 3면

30개월의 협상에도 불구하고 난항을 거듭하던 한·중 자유무역협정(FTA)이 최근 박근혜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의 정상회담을 계기로 극적으로 타결됐다는 점을 떠올리면 쉽게 이해할 수 있는 대목이다.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와 동아시아 정상회의(EAS) 및 아세안(ASEAN)+3(한·중·일) 정상회의,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등 다자외교 순방에 나섰다가 17일 귀국한 박 대통령은 6박 9일간 미국, 중국, 일본 등 주요국 정상들을 잇따라 만났다. 박 대통령은 이를 통해 순방에 나서기 전 중·일 정상회담 개최 소식과 함께 북한의 억류 미국인 석방으로 북미관계 변화에 따른 외교고립 우려를 불식시키는 성과를 거둘 수 있었다.

예전과 달리 항공·교통의 발달로 정상외교 빈도가 크게 늘어나긴 했지만 정상외교는 여전히 외교협상에서 가장 최종적인 형태이자, 국가적 외교현안을 논의하는 최고의 무대로 간주된다.

이상숙 국립외교원 교수는 “정상외교는 정상들이 만나는 자리지만 정상들이 만나기 전까지 양국간 수많은 사전 실무접촉과 회담을 통해 다양한 이슈를 논의하게 된다”며 “정상외교를 준비한다는 자체가 양국간 관계 발전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정상외교가 장점만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니다. 최고통치권자 개인의 선호가 국가이익을 앞설 위험성이 있으며 정상간에 오해와 불신이 생길 경우 양국관계가 오히려 악화될 수도 있다.

15세기 프랑스 외교관인 필리프 드 코민느는 “강대한 두 군주가 우호관계를 맺으려면 얼굴을 맞대고 만나서는 안되며 유능한 외교관을 통해 교신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경계하기도 했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를 만난 시진핑 주석이 딱딱한 표정으로 일관했던 중·일 정상회담은 이 같은 정상외교의 이면을 고스란히 보여줬다고 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행정부의 역할이 증대되고 국민에게 외교현안에 대한 홍보의 필요성이 높아진 민주주의 체제에서는 정상외교의 가치가 점차 커지는 추세다. 특히 박 대통령에게는 이번 순방기간 전격 제의한 한·중·일 정상회담을 비롯해 한·일 정상회담과 남북 정상회담까지 남은 임기동안 거쳐야할 정상외교가 산적해 있다. 박 대통령이 한국 외교역량은 물론 국민적 결집까지 끌어내 어떤 정상외교의 종합예술을 보여줄지 기대된다.


shind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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