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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채무 저소득층, 쓸 수 있는 돈의 70% 부채상환에 투입
[헤럴드경제=서경원 기자]소득 하위 20% 계층으로 빚이 있는 가구는 쓸 수 있는 돈(가처분소득)이 100만원이라면 69만원 가량을 원리금 상환에 사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7일 통계청ㆍ금융감독원ㆍ한국은행이 2만가구를 대상으로 부채, 소득 등 현황을 조사한 ‘2014년 가계금융ㆍ복지 조사 결과’를 보면, 지난해 소득 하위 20%인 1분위 계층 중 27.4%는 금융부채를 갖고 있다. 이들의 처분가능소득 대비 원리금 상환액 비율(DSR)은 평균 68.7%에 달했다.

이들의 DSR는 2011년 45.3%, 2012년 42.2% 등 40%대에 머물러 있었으나 지난해 급등했다. DSR은 40%만 넘어도 상환능력에 비해 과다한 채무를 진 고위험군으로 불린다.

소득에서 세금이나 사회보험료 등 비(非)소비지출을 빼고 개인이 마음대로 쓸 수 있는 가처분소득 중 40% 이상을 원리금 상환에 써야 하는 단계에서는 채무상환 능력이 의심받는 것이다. 특히, 이 조사는 3년째 같은 가구를 대상으로 이뤄진 패널조사인 만큼 대상 가구의 재무 상황에 큰 변화가 있던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빚을 진 1분위 가구의 가처분소득은 2012년 가구당 연간 733만원에서 지난해 738만원으로 거의 제자리걸음을 했지만 가구당 금융부채는 2012년말 2188만원에서 작년말 2590만원으로 18.4%나 늘었다.

한은 관계자는 “1분위 가구의 대출이 늘어난데다 대출상품에서 만기 일시상환 방식의 상품 비중은 줄고 원리금균등분할이나 원금분할 상환의 비중이 커진 것도 저소득층의 DSR 상승에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그러나 일반적인 가구라면 소득 중 69%를 빚을 갚으면서 생활하는 것은 무리다. 이와 관련, 통계청 관계자는 “1분위 가구의 다수는 노인 가구라는 특징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준협 현대경제연구원 경제동향분석실장은 “노후 불안과 함께 가계 부채가 소비를 짓눌러 내수 부진의 주된 이유가 됐다”며 “가계가 원리금 상환 부담 등으로 과거와는 달리 빚을 얻더라도 소비를 더 하기는 쉽지 않은 실정”이라고 평가했다.

gil@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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