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합격=1차관문인 ‘논지파악’ 실패, 즉 제시문의 핵심 주제어를 잡아내지 못하면 아무리 표현력이 좋아도 탈락을 감수해야한다. 채점은 ‘뚝배기보다 장맛’이다. 뚝배기는 음식물이고, 장(醬)은 맛의 원천이다. 우화 ‘토끼와 거북이’는 ‘노력이 재능을 이긴다’는 것인데, ‘오만과 실수의 최후’로 핀트를 잘 맞추지 못한 상태에서 아무리 멋지게 써도 좋은 점수를 받지 못한다.
‘4개의 제시문을 비교하라’는 작년 중앙대 논술은 30점 만점에 최대 25점이 논지파악과 이에 따른 비교서술이었다. ‘논술하라’처럼 수험생 견해를 담을 수 있는 문제에서도 논점의 범위를 벗어나면 점수를 올릴 수 없다.
▶실격= 문전박대 당하는 실격의 가장 흔한 사례는 ‘교수님. 끝까지 읽어주시어 감사합니다’, ‘진심 합격하고 싶습니다’, ‘OO대 사랑합니다’라고 적는 경우이다. 답안에 자신을 드러내거나 이모티콘 같은 부호를 써도 마찬가지. 필기구 규정 위반도 실격사유이다. 대학별 필기구에 맞춰 연습해야 하고, 원고지 표기법에 따른 오탈자 수정 요령도 익혀둬야 한다. 일부 대학은 수정(액)테이프 사용도 금한다. 임의로 제목을 달아도 실격될 수 있다.
▶합격 답안의 요건= 논지의 정확한 파악을 골자로 하는 ‘내용’이 가장 중요하고, 어떻게 전개했느냐는 ‘구성’이 두번째 요건이며, 뛰어난 문장력이라고 할 수 있는 ‘표현’은 3순위이다. ‘글쟁이’ 관점에서 보면 거친 문장의 글인데도 좋은 점수을 받는 것은 이때문이다.
논리적 구성과 전개, 창의적 서술이 우수하고, 답안 분량이 넘치거나 모자라지 않으며, 맞춤법과 원고지표기법을 지키면서 주술관계 등 문장력이 뛰어난 답안이 높은 점수를 얻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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