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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KB금융 사외이사들, 살신성인의 결단 내려야
LIG손해보험 인수를 둘러싸고 금융당국과 KB금융지주 사외이사들의 갈등이 이어지는 가운데 12일 KB금융지주 임시 이사회가 열렸다. KB금융 이사회는 이날 ‘모범적인 지배구조 정착을 위한 프로젝트 추진’ 건을 의결하고 외부 컨설팅 업체도 참여하는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늦어도 내년 3월까지 개선 방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그러나  정작 금융당국과 업계의 최대 관심사 였던 사외이사들의 거취와 관련한 입장표명은 없었다. 

사외이사들이 사실상 사퇴거부 의지를 굳힘에 따라 KB금융의 LIG손보 인수문제는 장기 표류할 가능성이 커졌다. 금융당국이 LIG손보 승인 건을 사외이사들의 퇴진 압박 카드로 써왔기 때문이다. 신제윤 금융위원장은 지난달 국정감사에서 “현재와 같은 KB의 지배구조나 경영능력으로 LIG손보를 인수할 수 있는지 검토가 필요하다”고 했다. 이에따라 오는 26일로 예정된 금융위 정례회의에서 LIG손보 인수 승인 건은 아예 논의하지 않을 것이 확실시된다. 인수 건이 늦어지면서 KB금융은 LIG손보 대주주측에 지난달 27일 이후 하루 1억1000만원씩 보상이자를 지급하고 있다. 올해 말까지 승인을 받지못할 경우 계약이 자동 해지되는 최악의 사태가 올 수도 있다. ...KB금융의 LIG손보 인보는 비은행 부문의 수익성과 직결되는 사안이다. 금융당국이 민간 금융사의 지속 성장을 좌우할 중대한 기업인수를 놓고 석연찮은 이유로 제동을 거는 것은 볼썽사납다. 지배구조 문제만 해도 지금같은 난맥상을 불러온 근원(根源)에서 금융당국은 자유롭지 못하다. 낙하산 인사들의 이전투구에 대한 고무줄 제재로 문제를 악화시킨 장본인 아닌가. 당장 조건부 승인 방침을 철회해야 한다.

차제에 KB금융 사외이사들도 대승적 결단을 내려주기 바란다. 물론 죄 없이 금융당국으로부터 큰 죄인 취급받는 것이 억울할 것이다. 외압을 차단하며 그 어느 때 보다도 공정한 평가로 내부 출신의 윤종규 회장을 선출한 공이 있지 않냐고 항변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지금은 ‘관치금융의 횡포’에 맞서는 용기 보다는 살인성인의 자세가 필요한 때이다. 스스로 이전 경영진의 파행을 막지못한 도덕적 책임을 지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2010년 신한사태 때 당시 신한금융 사외이사들은 한동우 신임 회장을 내정한 뒤 8명 가운데 6명이 물러났다. 2008년 말엔 KT에서 이석채 새 회장을 뽑고 난뒤 7명 중 5명이 임기전에 사임했다. 새 회장을 중심으로 조직 안정과 경영 정상화를 이끌어내려면 빠르고 현명한 선택을 해야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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