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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홍콩에서 집값 50% 파격할인 받는 법
[헤럴드경제=강승연 기자] 세계적으로 집값 비싸기로 악명 높은 홍콩에서 주변 시세보다 최고 50%까지 파격 할인을 받으면서 집을 구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

이전 거주자가 비명횡사하거나 살해를 당한 집을 고르면 된다. 이런 집은 귀신이 들렸다는 생각에 기피하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이다.

미국 블룸버그 통신은 12일(현지시간) 이같이 전하며 홍콩의 독특한 주택 문화를 소개했다.

부동산 중개업체 미들랜드홀딩스에 따르면 홍콩에서 이전 거주자가 자연사가 아닌 방식으로 사망한 주택의 임대비용은 평균 10~20% 저렴하다. 살인사건에 휘말려 죽은 경우에는 할인폭이 여기서 두 배 이상 뛴다. 50%까지 싸게 입주할 수도 있다.

홍콩의 아파트들. 사진은 기사 내용과 상관없음. [자료=scmp.com]

실제 지난 1일 여성 2명의 시신이 발견된 완차이의 한 고급 아파트는 한달 2만9000홍콩달러였던 임대비용이 절반으로 뚝 떨어졌다. 즉시 거래가 이뤄진다고만 하면 구입가격도 900만홍콩달러에서 600만홍콩달러까지 낮출 수 있다.

이는 예기치 않은 사고나 사건 때문에 사람이 목숨을 잃은 집은 귀신이 들려 그곳에 들어가 사는 사람들이 불행해진다는 홍콩인들의 뿌리 깊은 미신 때문이다.

같은 이유로 홍콩인들은 장례식장, 병원, 교회 근처에 있는 집에 사는 것도 피하고 있다. 중국어로 숫자 ‘4’가 ‘죽음’과 동음이의어여서 건물의 4층 표시를 아예 삭제하는 일도 많다.

응와이폭 전 홍콩대 교수는 이에 대해 “홍콩에서 자란 사람들에게 ‘풍수’는 깊게 자리 잡혀있다”면서 “심리적이고 형이상학적 부분이 있다”고 설명했다.

살인사건이나 자살이 발생한 집만 골라 자료를 공유하는 곳도 등장했다. 홍콩 부동산 거래 웹사이트 ‘스퀘어풋’을 방문하면 거주자가 돌연사한 현장에 대한 데이터베이스를 ‘유령의 집’(haunted houses)이란 카테고리에서 확인할 수 있다. 올해 이 웹사이트에 등록된 곳만 190곳에 육박한다.

사실 홍콩에서 법적으로 주택 소유주가 집을 임대할 때 이전 거주자가 사망했는지 여부를 공개할 필요는 없다. 하지만 요청을 받을 때에는 업계 윤리강령에 따라 정보를 제공해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맨해튼 부동산 감정사 밀러 사무엘의 조너선 밀러 회장은 “집을 구하는 사람들이 비극이 발생한 곳을 꺼리는 곳은 홍콩만 있는 것은 아니다”면서도 “하지만 뉴욕처럼 비교적 수요가 높은 곳에서도 이런 ‘낙인’은 덜하다. 주택 물량이 워낙 적어 범죄나 다른 부정적인 일이 발생한 곳이라도 가격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sparkli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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