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정찬수 기자] 빛을 이용한 정밀한 신경조절 기술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개발됐다. 파킨슨병이나 간질 등 난치성 신경질환을 치료하기 위한 신경보철 장치의 새로운 개발이 기대된다.

미래창조과학부는 서울대 김성준, 경희대 변경민, 이화여대 전상범 교수팀이 ‘빛을 이용해 신경조직을 안전하고 세밀하게 자극할 수 있는 방법’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고 12일 밝혔다.

이번 연구는 그간 전기적 방식과는 달리 전극이나 시스템을 이식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전기 자극법은 감염 등의 문제가 있었고, 외부에서 초음파나 자기장을 발생해 신경을 자극하는 시술은 시스템이 복잡하고 국소적인 자극이 어렵다는 한계가 있었다.

연구진은 적외선을 흡수해 열을 발생시키는 금 나노막대 기반의 ‘나노히터’를 개발해 실험동물의 국소 조직에 주입했다. 이후적외선을 비춘 결과, 신경세포 근처에 있는 금 나노막대에서 열이 발생하고, 열이 안전하고 효과적으로 신경을 자극한다는 것을 확인했다.

또 나노히터를 이용해 신경자극 효과가 5배 이상 향상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생명체가 반응을 일으키는 최소한의 자극세기인 ‘자극역치’에 대한 에너지도 3분의 1 수준으로 낮아지는 것을 확인해 신경조직의 손상이 없다는 결론을 얻었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는 나노히터 기반의 무전극 신경자극 기술을 기반으로 기존 전기 자극법과 차별된 새로운 신경보철 시스템 관련 원천기술을 확보했다는 데 의의가 있다”고 밝혔다. 외부에서 조사된 빛으로 국소적인 신경자극이 가능해 국내 의료기기 산업계가 새로운 보철장치 개발에 속도를 낼 수 있다는 설명이다.

한편 이번 연구는 미래부가 추진하는 글로벌프론티어사업의 스마트IT융합시스템연구단, 미래유망융합기술파이오니어사업 및 중견연구자지원사업의 지원으로 수행됐다. 연구 결과는 세계적 학술지인 ‘Small’지 최신호 10월 15일자 표지 논문으로 선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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