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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부, ‘중국 경도’ 논란에 “앗 뜨거”…美 TPP 참여 요청엔 “때가 아냐”
[헤럴드경제 =원호연 기자]미ㆍ중 간 경제 전쟁이 벌어지는 가운데 한국이 중국에 지나치게 경도된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자, 정부가 “한ㆍ미 관계는 좋다”며 급히 진화에 나섰다. 그러나 정작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에 참여하라는 미국의 요청에 대해선 ‘시간을 두고 지켜보겠다’는 입장을 보여 논란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안총기 외교부 경제외교조정관은 지난 11일 중국 베이징 페닌슐라 호텔에서 기자들과 만난자리에서 박근혜 대통령이 APEC 정상회의 세션1 선도발언을 통해 “중국이 제안한 아태자유무역지대(FTAAP)을 지지한다”고 밝힌 데 대해 “(중국에 경도됐다는)논란이 있을 수 없다”고 해명했다. 그는 “이번 회의에서 19명의 정상이 FTAAP 로드맵에 대해 지지했다”며 박 대통령 발언에 대한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그는 미국이 주도하는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이 FTAAP와 충돌하고 있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TPP나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도 나중엔 FTAAP로 간다는 것”이라며 “TPP나 다른 자유무역협정(FTA)도 FTAAP와 충돌되는 개념이 아니다”고 설명했다.

안 조정관이 급히 해명에 나선 것은 “FTAAP 실현을 위한 ‘베이징 로드맵’에 한국은 적극 참여할 것”이라는 박 대통령 발언이 나오자, 국내외에서 “동맹국인 미국이 중국을 견제하고 있는 상황에서 중국의 손을 들어주는 듯한 모습을 보인 것은 적절치 않다”는 비판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앞서 중국에서 열린 APEC 기간에 서둘러 한ㆍ중 FTA 타결을 선언한 점도 ‘중국 경도’ 논란을 부채질했다.

이날 정례브리핑에 나선 노광일 외교부 대변인은 “대한민국이 어느나라에 경도돼 있다는 식의 개념의 틀을 갖는 것은 적절치 않다”면서 “한ㆍ미 관계는 더할 나위없이 좋다는 것이 우리 뿐 아니라 미국 측의 평가”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정부의 해명에도 불구하고 미국이 한국의 대중 경제 외교에 불만을 가지고 있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은 증폭되고 있다. 미국이 한ㆍ미 정상회담 회담 직전까지 일정을 확정하지 않은데다 회담이 국기도 놓지 않고 소파에 앉아 환담하는 약식으로 진행됐기 때문이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일본 측의 집요한 요청에 굳은 얼굴로 아베 신조 일본 총리를 맞았을 때도 같은 회담 형식을 취했다.

이 자리에서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한ㆍ중 FTA나 FTAAP에 대해 직접 거론하지 않았지만 자국이 주도하는 TPP 협상 과정을 설명하고 박 대통령에게 한국의 참여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을 배제한 채 추진되는 TPP에 한국을 참여시킴으로써 한ㆍ중 FTA를 통해 미국을 견제하려는 중국의 의도를 꺾겠다는 의도로 읽힌다.

그러나 우리 정부는 연내 타결이 불투명한 TPP에 당장 가입할 생각은 없다는 입장이다. 통상전략을 실질적으로 주도하고 있는 정부 당국자는 “TPP 협상 타결 전에 본 회원국으로 참여하는 것은 달리는 기차에 뛰어오르는 것과 같다”면서 “우리 정부가 별안간 TPP에 들어가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why37@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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