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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상 최악의 악수…불편한 심기 드러낸 ‘서밋외교’
[헤럴드경제=문영규 기자]세계 주요 정상들도 껄끄러운 만남을 피할 수 없다. 때문에 간혹 불편한 심기가 표정에 그대로 드러나기도 한다.

악수는 하고 있지만 경직된 표정으로 분위기를 전달하기도 하는데, 의도한 것이라면 정상들이 보여줄 수 있는 최고의 외교적 결례를 통해 무언의 메시지를 보낸 것이다.

영국 BBC방송은 10일(현지시간) 여러 현안들로 갈등을 빚어 부자연스러웠던 각국 수반들의 조우 현장을 소개했다. 이 자리에선 사상 최악의 악수 장면도 수반됐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10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참석 간 회동을 갖고 서로 ‘어색한’ 악수를 나눴다.

중-일 정상회담은 2년 반 만에 어렵사리 성사된 것이었지만 회담에 앞서 취재진과 마주하고 사진을 촬영하는 자리에서 아베 총리와 손을 맞잡은 시 주석은 싫어하는 자리에 억지로 끌려나온 듯한 굳은 표정으로 눈을 내리깔았다. 일본의 역사인식과 아베 총리의 야스쿠니(靖國) 신사 참배 문제, 센카쿠(중국명 댜오위다오) 열도 영유권 문제 등에 대한 시 주석의 불편한 심기가 드러난 것이다. 회담은 25분만에 끝났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관계는 올해 우크라이나 사태를 계기로 최악으로 치달았다. 그러나 갈등의 조짐은 지난해부터 나타나기 시작했다.

지난해 9월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개최된 G20 정상회의에서 푸틴 대통령과 손을 마주잡은 오바마 대통령의 표정은 잔뜩 굳어있었다. 심지어 두 사람은 눈조차 마주치지 않았다.

당시 미국은 군사행동을 취해 시리아 내전에 개입하고자 했으나 러시아가 이에 반발했다. 또한 전 국가안보국 직원으로 미 정보당국의 정보수집 사실을 폭로해 러시아로 망명한 에드워드 스노든의 송환을 거부함으로써 관계에 균열이 생기기 시작했다.

푸틴 대통령은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도 ‘불편한’ 악수를 나눴다. 러시아가 크림반도를 합병한 이후 지난 6월 프랑스 북부 노르망디에서 있었던 70주년 D-Day(노르망디상륙작전) 기념식에서다. 메르켈 총리는 악수를 하며 푸틴 대통령을 무섭게 노려봤다. 당시 한 전문가는 푸틴 대통령이 메르켈 총리로부터 ‘시각적인 징계’(visual castigation)를 받았다고 평했다.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은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과 지난 9월 유엔총회에서 ‘경직된’ 악수를 나눴다. 로하니 대통령은 서방 정상들과의 만남을 피했지만, 올랑드 대통령과는 자리를 가졌다.

프랑스를 포함한 주요 6개국과 이란의 핵 협상을 앞두고 올랑드 대통령은 이란이 핵무기를 포기해야 한다고 압력을 넣었고 로하니 대통령은 이란에 너무 많은 요구를 해서는 안된다고 주장했다. 이후 두 정상은 유엔총회에서 만났지만 지지부진한 협상에 올랑드 대통령의 표정은 밝을 수 없었다.

BBC는 이밖에도 2005년 요한 바오로 2세의 장례식에 참석한 자리에서 로버트 무가베 짐바브웨 대통령과 악수를 나눠 비판에 시달린 영국의 찰스 왕세자와 유럽 순방 도중 북아일랜드에서 고든 브라운 전 영국 총리와 ‘이상한’ 악수를 나눈 조지 W. 부시 전 미국 대통령의 악수 장면도 소개했다.

/ygmo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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