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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APEC> 동북아는 외교전쟁중
[헤럴드경제=신대원 기자] 북한 핵문제와 일본발 역사분쟁으로 장기간 교착상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던 동북아정세가 꿈틀거리고 있다.

중국 베이징에서 열리는 22차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한국과 미국, 중국, 일본, 러시아간 양자 정상회담이 줄을 잇고 있는 데다 북한의 억류 미국인 2명의 석방까지 맞물리면서 동북아 각국간 합종연횡을 위한 수싸움이 치열하다.

가장 주목되는 것은 이미 대국으로 자리매김한 APEC 정상회의 주최국 중국의 움직임이다.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시작으로 박근혜 대통령과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와 만남을 이어가며 대국외교를 펼치고 있다. 시 주석은 푸틴 대통령과 회담에서는 “국제정세에 어떤 변화가 일어나더라도 중국과 러시아는 기존 협력을 유지하면서 이익을 추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사태로 미국 등 서방국가와 불편한 관계에 놓여있다는 점을 다분히 의식한 발언으로 풀이됐다.

서방국가에서는 시 주석과 중국의 이 같은 대국외교 행보에 경계하는 시선도 제기됐다. 이와 관련, 영국 더 타임스는 지난 9일 중국이 APEC 정상회의를 앞두고 오만과 맹목적인 자신감을 드러내고 있다면서 미국의 역할을 강조했다.

시 주석은 이와 함께 2년 6개월만의 중·일 정상회담이자 취임 후 첫 아베 총리와의 만남에서 노골적으로 냉랭한 태도를 보여 눈길을 끌었다.

한·일 정상회담에 앞서 중·일 정상이 먼저 만난다는 점에서 한·중 대일역사공조에 균열이 생기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됐지만, 시 주석은 아베 총리에게 “중일관계가 매우 어려운 상황에 처한 ‘시비곡직(是非曲直·누구의 잘못인지)은 명확하다”며 일침을 가했다.

시간을 절약하고 압축적으로 진행하기 위해 동시통역으로 이뤄진 한·중 정상회담과 달리 중·일 정상간의 만남은 순차통역으로 이뤄졌고, 양국 국기나 테이블도 없이 쇼파에 앉은 채 진행됐다는 점에서 ‘비정상회담’이라는 평가마저 나왔다.

최근 중간선거에서 참패한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도 관심을 모은다. 미 대통령으로는 5년만에 중국을 방문하는 오바마 대통령은 이번 회의에서 남은 임기 2년간 미국의 아시아정책의 큰 틀을 제시하는 등 선거 참패를 만회하기 위한 행보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우리로서는 북한의 억류 미국인 석방과 제임스 클래퍼 미 국가정보국(DNI) 국장의 방북 이후 북미관계와 한반도정세 변화에 촉각을 곤두세울 수밖에 없다. 더욱이 북한은 억류 미국인 석방 이후 군사분계선(MDL) 인근에 군인을 접근시켰다가 경고사격을 받고 돌아가는 등 통미봉남의 움직임마저 보이는 형편이다.

김흥규 아주대 교수는 “중국이 여러 가지 아젠다를 자신의 입장에서 심층적으로 끌고 가는 과정에서 미국이 어떻게 대응할지 주목된다”며 “우리 입장에서는 비슷한 처지에 있는 아시아 태평양지역 중견국과 공동대응하는 체제를 갖출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이어 “그룹으로서의 중견국은 미국과 중국 사이의 문제뿐 아니라 한반도 긴장 완화나 경제협력에 있어서도 긍정적 역할을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shind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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