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박일한 기자] 국내 기업인 동화투자개발과 중국 녹지그룹이 1조2000억원을 들여 제주시 노형동에 짓기로 한 218m 높이의 초고층 빌딩 ‘드림타워’가 건물 높이와 층수를 대폭 낮추기로 결정했다. 이미 2009년 허가된 건물 높이지만 지난 7월 원희룡 제주도지사가 새로 취임하면서 고도를 낮추라고 요구해 왔기 때문이다. 그동안 사업자측은 원 지사의 고도변경 요구를 투자자와의 계약조건 등을 이유로 거부해왔지만 원 지사가 인허가 절차 등을 문제 삼아 사업 추진을 못하게 하자 결국 ‘백기’를 들었다.

동화투자개발은 11일 제주도청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당초 56층으로 허가를 받았던 드림타워를 38층으로 낮추고, 218m 높이를 168m로 낮춘 새로운 건축허가 변경안을 제주도에 제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박시환 동화투자개발 대표는 “드림타워는 새 건축설계에 따라 초고층 건물 기준인 ‘50층 또는 200m’ 보다 낮은 건물이 돼 더 이상 초고층 빌딩이 아니다”라며, “초고층 프리미엄은 사라지고 객실수도 줄어드는 등 손실이 있지만 도정에 협조하고 도민의 우려를 불식하기 위해 중국측 투자자인 녹지그룹과 합의했다”고 말했다.

(10시30분 엠바고)제주 초고층 ‘드림타워’ 논란 끝나나…56층 38층으로 낮추기로

건물이 낮아지면서 콘도는 기존 1170실에서 850실로, 호텔은 기존 908실에서 776실로 줄어든다. 대신 일반객실의 크기를 기존 55㎡에서 65㎡로 늘려 5성급 호텔로 고급화하기로 했다. 투자자 손실을 최소화할 수있도록 용적률과 연면적은 기존과 같은 수준을 유지하도록 설계했다.

박 대표는 이날 발표문을 통해 “나홀로 초고층 건물이 제주의 미래가치와 맞지 않는다는 도지사의 말에 깊이 공감한다”면서 “도민 사회의 우려를 해소하면서도 투자자의 손실을 최소화하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고 말했다.

논란이 돼온 카지노는 계속 추진하기로 했다. 박 대표는 “카지노 라이선스는 별도의 허가를 받아야 하는 부분으로 현 시점에서 논의할 사항이 아니다”라며 “카지노의 경제적 효과가 막대한 만큼 꾸준하게 도정과 도민들에게 협조를 구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동화투자개발은 이날 제주 지역 경기 활성화에 기여하는 파격적인 방안을 내놓아 눈길을 끌었다. 본사를 제주로 옮기고, 드림타워 복합리조트 운영에 필요한 2200명의 전문인력 중 80%인 1800명을 제주 도민들로 우선 채용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제주 소재 대학들과의 산학협력은 물론 인턴십 및 전문 직무능력향상 프로그램을 준비하기로 했다.

또 드림타워에서 사용하는 연간 1300t의 농축수산물을 제주지역 중소기업에서 우선 구매한다는 계획도 공개했다.

박 대표는 “제주에서 가장 많은 고급일자리를 만들고, 세금을 제일 많이 내는 기업이 되는 것이 목표”라며 “도정이 요구하는 세금 수준과 감독 사항 등을 충실하게 받아들일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동화투자개발은 빠르면 2주 이내 새 건축허가 변경 관련 인허가 서류를 접수하기로 했다. 기존 건축허가가 나있는 상태이므로 기초공사 등은 바로 시작할 수 있도록 협의할 예정이다. 공사기간은 착공후 35개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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