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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장에서] 설익은 합병설에 추락하는 중소조선사 신인도
[헤럴드경제=박수진 기자] 최근 합병설이 제기된 A조선사에는 해외 선주들의 문의가 끊이지 않는다. 실제로 합병을 하는 것인지, 왜 합병을 하려는지에 대한 내용이다. A조선사는 “사실이 아니다”라고 해명하고 있지만 시장의 불신은 커져만 간다. A조선사 관계자는 “앞날이 불분명하다고 판단되는 조선소에 누가 발주를 하겠나. 합병이 추진되고 있지도 않고, 합병이 가능하지도 않은 상황인데 근거 없는 말들이 돌고 있어서 난감하다”고 털어놨다.

냄새만 풍기는 합병설이 중소조선사의 국제 신인도 추락을 부추기고 있다. 지난 8월에는 성동조선해양, SPP조선, 대선조선의 ‘공동경영 후 합병’, 며칠 후에는 성동조선해양과 STX조선해양의 합병, 그리고 최근에는 SPP조선과 성동조선해양의 조기 합병설이 제기됐다. 매번 조합만 조금 달라졌을 뿐 이들 조선사의 합병설은 반년째 지속되고 있다.

일단 공식적으로는 ‘루머’다. 채권은행인 수출입은행, 산업은행 등은 “공동경영을 포함해 합병 관련 내용을 검토하거나 추진한 바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런 공식 입장에도 불구하고 루머는 계속되고 있는데 출처는 대부분 ‘채권단 관계자’다. 채권단이 공식적으로는 아니라고 부인하면서 뒤에서는 확인되지 않는 뜬소문을 흘리고 있다는 볼멘소리가 조선업계에서 나오는 이유다.

한 조선사 관계자는 “채권단 내부에도 자율협약 중인 조선사들의 거취를 놓고 이견이 많은 것으로 안다. 그렇다보니 한가지 방안이 결정되지 못하고 이런 저런 소문만 많은 것”이라고 말했다. 또다른 조선사 관계자는 “일단 흘려보고 시장의 반응을 살펴보려는 의도인 것 같다”고 말하기도 했다.

기업에게 불확실성만큼 무서운 악재는 없다. 특히 수주가 줄어 글로벌 조선사 간 경쟁이 심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확인되지 않은 합병설은 해외선주사의 불신을 불러와 중소조선사의 영업 전선에 큰 걸림돌이 될 수 있다.

합병이 필요하다면 정확한 근거가 먼저 제시돼야 한다. 단순히 지원 비용 절감과 시너지 강화를 위해 합병을 해야한다는 정도가 아닌 재무, 영업, 기술 등 각 분야에서 어떤 효과가 있는 지가 구체적으로 먼저 입증돼야 할 것이다.

sjp10@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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