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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회원국 환경 천차만별…인프라 확충 · 제도통합이 성공열쇠
APEC통합의 과제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는 경제분야의 협력을 기반으로 역내 정세 안정과 공동번영을 꾀한다는 ‘기능주의적’ 목표 아래 출범했지만 분명한 한계가 있다. 역내 국가의 수가 다양한 만큼이나 국가 규모나 경제발전 단계가 서로 제각각 다르다는 점은 통합의 발목을 잡고 있다.

APEC 회원국이 처한 정치ㆍ경제적 환경은 천차만별이다. 미국과 중국이 세계 패권을 두고 다투는 한편 라오스, 미얀마, 캄보디아 등 메콩강 유역국가는 사회주의, 권위주의체제에서 이제 막 깨어나 개혁ㆍ개방에 나선 상황이다.

이들 국가의 중간에는 기술 집약적 산업 구조를 통해 글로벌 경제를 선도하려는 한국과 일본, 풍부한 자원을 무기로 내세운 호주 등이 버티고 있다.

전문가들은 다만, 이같은 격차를 잘 활용하면 산업 구조의 수직적 연결을 통해 경제통합을 이룰 수 있다고 전망한다.

정철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 아시아태평양실장은 “예전같이 한 나라에서 모든 생산공정이 다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이제는 한 가지 제품을 생산하기 위해 여러 나라를 거쳐서 생산을 하는 만큼 글로벌 단위에서 산업 가치사슬(value chain)을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한다.

APEC이 관세철폐를 통한 무역자유화에 덧붙여 인프라 확충과 제도적 통일을 통한 무역 및 투자 원활화에 나선 것 역시 이 같은 장밋빛 전망을 현실화하기 위해서다. 개도국의 경우 국경 관리 및 세관 인력의 역량이 미흡하고, 도로 및 항만 등 인프라가 열악해 국제 분업에 뛰어들기 힘들기 때문이다. 2013년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열린 APEC 정상회의는 ‘연계성 프레임워크(connectivity framework)’를 통해 이들 국가가 인프라 확충에 투자할 자본을 선진국이 지원토록 했다.

그러나 APEC의 노력은 이들 국가에 정치적 영향력을 확대하려는 선진국들의 경쟁으로 얼룩지고 있다. 미국, 중국, 일본이 경쟁적으로 메콩강 유역 국가들의 도로 및 항만 건설과 산업단지 회랑 구축에 나선 것이나 시진핑 국가 주석이 아시아 순방 중, 아시아국가의 인프라 건설에 투자할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설립을 제안한 것이 그 예다. 미국은 AIIB가 일본과 함께 추진 중인 아시아개발은행(ADB)과 경쟁할 것으로 보고 한국의 AIIB 참여를 반대하는 등 견제에 나섰다.

원호연 기자/why37@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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