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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시안스윙 최다승’ 코리안낭자, 이젠 LPGA 시즌 최다승 “Go!”
[헤럴드경제=조범자 기자]“우리끼리는 우승이 없다는 등의 부정적인 얘기는 잘 안한다. 선수들 모두 서로 책임감을 갖고 좋은 분위기를 만들어야겠다는 생각 뿐이다. 미국은 미셸 위, 렉시 톰슨 같은 선수들이 우승해주면서 분위기를 가져갔다. 우리도 그런 터닝포인트가 있으면 하반기 우승 물꼬가 트일 것이다.”

불과 4개월 만에 판세가 뒤바뀌었다. ‘골프여제’ 박인비(26·KB금융)의 예언같은 말은 그대로 현실이 됐다. 지난 7월 박인비가 국내 대회에 출전하면서 이 말을 했을 때 올시즌 한국 선수들의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승수는 박인비가 거둔 1승이 전부였다. 그것도 6월에 접어들어서야 전한 첫 우승 낭보였다. 그리고 또 두 달 간 우승 소식이 없었다. 하지만 이후 3개월 간 코리안낭자들은 무려 9승을 합작했다. 올해 한국 선수들이 합작한 승수는 모두 10승. 역대 가장 부진한 시즌이 되지 않을까 했던 우려는 이제 역대 한 시즌 최다승 경신이라는 행복한 꿈으로 바뀌었다.


▶미국 11승 vs 한국 1승→미국 1승 vs 한국 9승=지난 9일 일본에서 끝난 미즈노클래식에서 이미향(21·볼빅)이 5차 연장 끝에 생애 첫 우승을 차지하면서 코리안낭자는 올해 10승 고지를 밟았다. 7월 말 국가대항전 인터내셔널 크라운을 기준으로 전세가 역전됐다. 이전까지 1승에 불과했던 한국은 인터내셔널 크라운 이후 열린 12개 대회서 무려 9승을 합작했다. 반면 전반기 18개 대회서 11승을 몰아친 미국은 이 기간 단 1승에 그쳤다. 지난 수년간 이방인에게 안방을 내준 미국은 올 초 미셸 위와 폴라 크리머, 렉시 톰슨, 스테이시 루이스 등이 우승 행진을 이어가자 축제 분위기에 휩싸였다. 하지만 8월부터 시작된 한국의 반격에 힘을 잃었다.

물꼬는 역시 박인비가 틔웠다. 박인비는 8월 메이저대회(웨그먼스 LPGA 챔피언십) 정상에 오르며 대반전의 신호탄을 쐈고 올해 LPGA 투어에 데뷔한 루키 이미림(24·우리투자증권)이 2승을 올리며 힘을 더했다. 유소연(24·하나금융)이 2년 만에, 허미정(25)이 5년 만에 고대했던 우승컵을 들어올렸고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에서 활약 중인 19세 동갑내기 김효주(롯데)와 백규정(CJ오쇼핑)이 정상에 오르며 우승 릴레이에 동력을 보탰다. 3주 연속 우승도 2차례나 있었다.

특히 아시안스윙 역대 최다승이 큰 발판이 됐다. 한국은 지난달 1일부터 시작된 아시안스윙 6개 대회에서 무려 4개의 우승컵을 수확했다. 역대 최다인 2010년 3승을 뛰어넘은 신기록이다. 내친 김에 LPGA 투어 한 시즌 최다승 신기록에도 도전한다. 지금까지 한국 선수들이 한 해 가장 많은 우승을 거머쥔 것은 2006년과 2009년 기록한 11승이었다. 앞으로 남은 대회는 14일 멕시코에서 개막되는 로레나 오초아 인비테이셔널과 올시즌 우승자를 비롯해 CME 글로브 포인트 72위까지만 출전할 수 있는 CME 그룹 투어 챔피언십. 박인비 등 한국 선수들이 총출격한다. 남은 대회서 전승을 거두면 한국은 12승으로 역대 한 시즌 최다승 기록을 갈아치우게 된다.

▶새색시 박인비, 상금왕 3연패·올해의 선수 2연패 도전=남은 대회에서 또 주목할 것은 박인비의 위대한 도전이다. 지난 10월 남기협 코치와 결혼한 뒤 더욱 안정된 플레이를 펼치며 시즌 3승째를 올린 박인비는 상금왕 3연패와 올해의 선수 2연패 목표를 정조준하고 있다. 경쟁자는 지난달 박인비에게 세계 1위 자리를 뺏긴 스테이시 루이스(미국)다. 현재 상금 순위와 올해의 선수 포인트에서 루이스가 모두 1위(249만 달러·229점)를 달리고 있다. 박인비가 2위(213만 달러·217점)에 머물고 있지만 남은 대회서 상금왕과 올해의 선수 역전이 가능하다.

여기에 올해 LPGA가 PGA 투어의 페덱스컵을 참조해 첫 도입한 ‘레이스 투 더 CME 글로브’에서 박인비가 초대 수상자로 이름을 올릴 수 있을지도 관심이다. 방식은 이렇다. 대회마다 순위별로 CME 글로브 포인트(우승자 500점)를 차등 지급한 뒤 로레나 오초아 인비테이셔널까지의 포인트를 리셋, 1위에게 5000점, 2위 4500점, 3위 4000점 식으로 새 점수를 부여한다. 그리고 시즌 최종전인 CME 그룹 투어챔피언십(우승자 3500점)에서 최종 1위를 가려 100만 달러의 보너스를 지급한다. 현재 루이스가 4823점으로 1위, 박인비는 3912점으로 2위를 달리고 있다.

/anju1015@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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