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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용카드보다 얇아진 베젤…최종목표는‘무베젤’
A와 B 두 개의 스마트폰 화면이 있다. 전체 면적은 같고 테두리(베젤)만 다를 뿐이다. 그런데 화면이 커져 효율이 높아졌을 뿐 아니라, 제품 자체가 주는 느낌도 아주 다르다. A는 좁고 투박한, B는 넓고 세련된 느낌을 준다. 요즘 전자기기 업체들이 베젤 전쟁을 벌이는 이유다.

특히 한 손에 잡여야하는 스마트폰의 베젤 전쟁이 가장 치열하다. 2013년에는 1.2㎜가 개발됐고, 올 들어 일본 JDI가 0.9mm를 뛰어넘었다. 하지만 최근 LG디스플레이가 세계 최초로 신용카드 두께보다 얇은 0.7mm의 베젤<사진 왼쪽>을 구현했다. 0.7mm 초슬림 베젤의 비밀은 ‘네오 엣지’ 기술이다.

LCD모듈을 제작할 때 화면을 구동하기 위한 기판과 후조명(back light)를 테두리에 양면 테이프로 붙이는게 아니라 접착제를 사용해 밀봉하는 방법이다. 테이프를 안쓰게 되면서 빛샘 차단과 방수, 방진까지 1석3조의 효과를 거뒀다. 또 접착제로 베젤을 붙이면서 얇은 베젤의 단점이었던 강도도 크게 개선했다.

삼성전자는 아예 스마트폰 액정 한쪽을 휘게 만들어서 베젤을 없애버렸다. ‘갤럭시노트 엣지’<사진 오른쪽>는 화면이 스마트폰 옆면까지 연결된다. 한쪽 베젤을 없애고, 대신 옆면에 화면을 설치한 ‘엣지 스크린’이다.

하지만 아직 끝이 아니다. 업계의 최종목표는 무베젤(베젤리스ㆍBezelless)이다. 베젤은 기본적으로 기기의 액정화면을 안정적으로 감싸는 테두리 역할을 한다. 없앨 경우 기기가 충격을 받았을 때 안정성을 담보할 수 있는 무엇인가가 필요해진다. 매우 정교한 기술력이 필요하다.

현재까지 완벽한 무베젤 기술은 개발되지는 않았다. 얼마전 인터넷상에는 아이폰6의 디자인 콘셉트로 무베젤이 도입됐다는 루머가 돌기도 했지만, 이는 현재 공개된 아이폰 6와는 달랐다. 무베젤 루머는 소비자들의 관심이 뜨겁다는 방증이다.

그럼 스마트폰만 베젤 전쟁이 벌어지는 것일까? 그렇지 않다. 최근에는 TV에서도 베젤 전쟁이 한창이다. 본체 크기를 유지하면서 화면을 확장할 수 있는데다, 무엇보다 화면에 대한 집중도가 높아지기 때문이다. 다만 TV의 경우 베젤이 얇아질 수록 소리를 담당하는 스피커 공간도 함께 줄어드는 문제점은 있다. 그럼에도 상대적으로 스마트폰과 비교해서는 베젤의 두께가 얇지 않아 아직까지 스피커 기능을 넣을 정도는 된다. 그런데 요즘 스마트기기는 대부분 블루투스 등 무선으로 연결된다. 삼성, LG, 애플 등은 모두 스피커나 헤드폰 등 음향기기 사업에도 뛰어들었다. 음향기기 업체인 뱅앤올룹슨도 TV를 만든다.

인간의 오감 가운데 가장 민가만 게 귀라고 한다. 베젤이 더 얇아져 이를 보조할 음향기기가 필요해지게 되면, 전자기기업체들에게는 새로운 수익시장이 열리는 셈이다.

조민선 기자/bonjod@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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