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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송일국 세쌍둥이 ‘대한ㆍ민국ㆍ만세’가 서로 다른 초등학교에 간다?
-국립초등학교 쌍둥이 배려 미흡(?) 불만 제기돼와
-서울시교육청, 쌍둥이 둘다 같은학교 입학 길 열어줘 주목


[헤럴드경제=이태형 기자]최근 쌍둥이들의 얘기가 TV 전파를 타면서 세간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형제 간에 천방지축ㆍ티격태격하는 모습은 마냥 귀엽기만하다. 이런 쌍둥이들이 초등학교에 입학해야 하는 나이가 됐을 때 각자 다른 학교에 입학한다면 어떨까. 등ㆍ하교를 시켜야하는 부모의 불편은 작지 않을 것이다.

내년에 두 쌍둥이를 초등학교에 입학시켜야 하는 김모(43ㆍ여) 씨가 그러한 경우다. 30대 중반이 넘어서 시험관으로 쌍둥이를 낳아 키웠는데, 정작 이들을 입학시키려고 알아본 학교에서는 쌍둥이가 같이 입학한 적이 없다며 각자 지원하라는 얘기를 들었다. 운이 좋아 둘 다 입학하면 더할 나위없이 좋겠지만, 한 명만 입학하고 다른 아이는 다른 학교에 보내야하는 상황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김 씨는 “쌍둥이를 서로 다른 학교에 입학시키면 아침 등교부터 한바탕 전쟁을 치러야 할 것 같다”며 “쌍둥이를 정원외로 선발할 수 없어 동시 입학의 기회 자체를 주지 않는 것은 정부의 일ㆍ가정 양립 정책에도 반하는 것 아니냐”고 하소연했다.

김 씨가 지원한 학교는 서울 서초구에 위치한 서울교대부속초등학교로, 서울에 있는 2개 국립초등학교 중 한 곳이다. 취학통지서를 받아 입학하는 일반 공립초등학교와 달리 취학 연령이 된 지역 아이들의 지원을 받아 추첨제로 선발하고 있다. 이는 사립초등학교와 유사한 입학 전형 방식이다.

이전에는 쌍둥이의 경우 각자 지원해서 당첨되면 입학하는 방식이었으나, 2014학년도부터 서울시교육청은 쌍둥이를 배려해 둘 다 입학할 수 있는 길을 열어줬다. 쌍둥이 중 1명이 대표로 추첨해서 당첨이 되면 다른 쌍둥이도 같이 정원외로 입학할 수 있게 한 것이다. 서울시교육청 관내 다른 국립초등학교인 서울사대부속초등학교도 올해부터 개별 추첨제에서 쌍둥이를 배려한 방식을 채택했다. 그러나 서울교대부속초등학교는 개별 추첨 방식을 유지하고 있어 예비 학부모들의 민원이 끊이지 않았다.

서울교대부속초등학교 관계자는 “쌍둥이들도 각자 추첨하는 방식을 적용하고 있는데, 당첨돼서 같이 입학을 시킬 경우 정원외로 선발해야 하고, 이를 위해서는 관련 규정을 모두 개정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난색을 표했다.

하지만 쌍둥이 부모들은 규정만을 제시하며 ‘사회적 소수자’에 대한 배려가 없다고 불만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이들 부모들의 문의가 빗발치고 개선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자 교육부가 공식 입장을 정했다.

교육부는 지난 6일 전국 국립초등학교에 공문을 보내 입학 전형에서 쌍둥이를 배려해 1명이 대표로 지원해 추첨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도록 했다.

교육부 관계자는 “국립초등학교의 전형은 각 시ㆍ도교육청의 입학 방식을 준용하되, 서울은 서울시교육청의 전형 방식이 합리적이라고 판단하고 쌍둥이에 대해서는 대표 지원 방식을 도입하도록 공문을 전달했다”고 말했다.

이미 오는 26일 추첨 일정을 공고한 서울교대부속초등학교 관계자는 “교육부 공문을 확인했고, 교대 총장과 협의해 재공고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했다.

대표 추첨제 방식이 도입되는 것은 기정사실이지만, 이제 그 시점이 2015학년부터냐 2016학년부터냐의 문제가 남았다. 전국 대부분의 국립초등학교의 전형 방식이 개별 추첨제로 운영되고 있어 이번 서울교대부속초등학교의 결정이 전례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김 씨와 같은 쌍둥이 예비 학부모들은 이같은 학교와 교육부의 태도 변화를 반겼다. 무엇보다 쌍둥이를 같은 학교로 보낼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는 사실 자체에 안도감을 느끼고 있다. 김 씨는 “사립학교에서도 시행하고 있는 방식을 국립학교에 도입하지 않는다는 것이 말이 안된다”며 “이번을 계기로 쌍둥이를 키울 수 있는 사회적 분위기가 조성됐으면 좋겠다”고 했다.

th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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