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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슈퍼리치-이슈] “길이보다는 기쁨?”…한국 부호들 사옥 시선 바뀐다
[특별취재팀=성연진 기자] “건축은 ‘쓸모, 견고함, 기쁨’을 제공해야 한다”
기원전 1세기 고대 로마의 건축가 비트루비우스는 이렇게 말했다. 쓸모와 견고함은 익히 건축에 필요한 요소로 꼽히지만, 이 가운데 ‘기쁨’이 들어간 것이 눈에 띈다. 감성에 대한 욕구가 다양해진 시대, 수직적 확장만으로는 랜드마크 타이틀을 따내기 어렵다. 바야흐로 수평적 아름다움에 시선을 빼앗기는 시대다.

최근 신격호 롯데그룹 회장이 짓고있는 123층, 555m의 롯데월드타워로 초고층 건물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한국의 부호들 중 최근 길이가 높은 사옥보다, 주변 이웃들과 소통할 수 있는 삶의 질을 높일 사옥으로 시선을 돌리는 이들도 있다. 이제 사옥의 건축과 디자인, 그에 따른 쓰임새 역시 경영전략의 하나가 됐다.
이해진 네이버 의장과 사옥 그린팩토리

이해진 네이버 의장이 분당 정자동에 마련한 사옥 그린팩토리는 ‘꿈의 일터’라 불릴만큼 직원과 인근 주민들을 위한 감각적 배려가 눈에 띈다. 이 회사 1, 2층에 위치한 도서관 그린라이브러리는 직원이 아니라도 이용할 수 있으며, 직원들의 창의력을 높이기 위한 각종 휴게시설이 곳곳에 자리하고 있다. 회사라기보다는 까페나 호텔에 가까운 구글의 오피스와 방향을 같이 한다. 죽은 공간이던 계단에도 디자인적 요소를 가미해 산뜻하게 꾸몄다. 관광지처럼 일부러 구경을 갈 만큼, 그린팩토리는 확고한 랜드마크로 자리 잡았다.

아모레퍼시픽도 서울 용산에 신사옥을 짓고 있다. 방향은 그린팩토리와 유사하다. 사옥은 친환경으로 운영되고, 직원들이 창의력을 발휘할 수 있는 디자인적 요소를 가미하는 한편 임직원 외 일반인들을 위한 공간도 마련할 계획이다.
서경배 아모레퍼시픽 회장과 용산신사옥 조감도

신사옥은 창의와 소통을 콘셉트로 한 ‘ㄷ’자 구조의 빌딩으로 빛과 바람의 소통을 원활히 유지할 수 있도록 했다. 일반인을 위한 공공 보행통로와 공원, 미술관, 대형 아트리움도 갖춰 지역친화적인 공간으로 탄생시킬 계획이다.
특히 서경배 회장이 직접 직원들에게 신사옥 비전에 대해 강조하고 나설만큼 큰 애정을 갖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아모레퍼시픽은 총 5200억원을 들여 지하 7층, 지상 22층으로 구성된 총 면적 12만3450㎡ 규모의 신사옥을 완공할 예정이다.

10조원의 천문학적 비용으로 낙찰된 한국전력 부지에 세워질 현대자동차그룹의 사옥도 관심사다. 현대차그룹은 양재동 사옥에서 세계 10대 자동차 메이커에서 5위 브랜드로 도약했다. 정몽구 회장은 세계 톱5 자동차 회사에 걸맞는 자동차 테마파크를 조성하겠다는 꿈을 그리고 있다. 곳곳에 흩어진 계열사가 한 데 모일 110층 규모의 콘트롤 타워를 비롯해 최고급 호텔, 쇼핑센터 등 복합문화공간을 조성할 계획이다.

yjsu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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