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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팬 vs 모터…무선청소기 파워배틀
▶개량팬…삼성 로봇청소기‘ 파워봇’
나선형 팬 장착 흡입력 60배 높아져
먼지분리 기술 ‘사이클론 포스’도 한몫

▶모터 집중…LG 무선청소기‘ 코드제로’
세탁기 모터 적용 수명 2배 길어져
브러시 대신 전자회로 사용 에너지 손실 차단



흔히 TV, 세탁기, 에어콘, 냉장고 등을 4대 가전이라고 한다. 요즘는 다섯 번째로 가전이 주목받고 있다. 바로 청소기다. 주요 가전 가운데 유일하게 움직이을 갖는 특징을 갖고 있는 데다, 제품 교체주기가 짧아 가전업체들에게는 짭잘한 돈벌이가 되기도 한다. 그런데 요즘 소비자들은 전선을 번거로워 하고, 아예 직접 청소기를 들고 다니는 것조차 귀찮아 한다. 무선이나 로봇청소기를 찾는 이유다. 가전업체들도 움직임을 갖는 무선청소기와 로봇청소기가 향후 스마트홈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수있다는 점을 감안, 무선ㆍ로봇청소기 기술에 공을 들이고 있다.

무선ㆍ로봇 청소기의 최대 약점은 힘이다. 전선 대신 배터리로 전력을 공급받다보니 어느 정도 지속시간을 가지려면 흡입력이 약해질 수 밖에 없다. 이러다보니 청소를 했는데도 안한 듯 여겨진다는 불만들이 적지 않았다. 아직 무선ㆍ로봇 청소기가 전체 청소기 시장의 15% 미만에 머무르는 이유에서다.

그런데 최근 삼성전자와 LG전자가 고질적인 흡입력 문제를 각자의 방식으로 해결, 무선이지만 ‘싹 빨아 들이는’ 제품들을 선보이기 시작했다.

삼성전자 로봇청소기 ’파워봇‘의 모터는 기존 제품 대비 60배의 힘을 자랑한다. 기술의 핵심은 팬이다. 선풍기 날개처럼 생긴 팬은 돌면서 구심력을 발생시켜 먼지를 빨아들인다. ‘파워봇’은 이 팬을 개량해 흡입력을 획기적으로 높였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기존 2차원 팬 대신 나선 모양의 2.5차원 팬을 만들었다. 또 두께도 10~15㎜ 정도로 두껍게 해 흡입력은 넓히면서 크기는 줄이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었다”고 소개했다.

바람개비를 나선 모양으로 접어 바람을 더 많이 일으키게 하는 원리와 같다. 이 모터를 만들기 위해 개발진은 1년 넘는 시간을 개발에만 매달렸다. 팬으로 흡입력이 탁월해진 ‘파워봇’은 기존과 차원이 다른 로봇청소기가 됐다.

회사 관계자는 “기존 로봇청소기는 흡입력이 약해 먼지를 쓸어내는 수준이어서 남는 먼지를 처리하기 위한 ‘사이드 브러시’가 필수였다. 그런데 ‘파워봇’은 흡입력이 강해져 이 ‘사이드 브러시’가 필요없다. 대신 2배 가량 더 큰 ‘와이드 브러시’를 달아 구석구석 청소하는 데 집중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먼지 봉투 대신 기존 유선 프리미엄 청소기에 사용되는 먼지 분리 기술 ‘싸이클론 포스’을 적용한 것도 배가된 흡입력과 시너지를냈다. 회사 측은 “약한 먼지 봉투는 자칫 필터로 먼지가 빠져나올 수 있지만, ‘싸이클론’으로 먼지를 분리하면 필터가 막히지 않아 강력한 흡입력이 오래 유지된다”고 강조했다.

LG전자는 무선 프리미엄 청소기 ‘코드제로’에 ‘싹ㆍ빨ㆍ들’ 신기술을 선보였다. 무선 제품인 ‘코드제로’의 모터는 유선 프리미엄 청소기 수준의 200W의 흡입력을 자랑한다. 팬을 개량한 삼성과 달리 모터의 힘 자체에 집중한 방식이다.

우선 세탁기에 적용됐던 DD(다이렉트 드라이브) 모터를 청소기에 적용했다. DD방식은 전동기의 회전력을 기구(기어박스 등)를 통하지 않고 직접 구동 대상에 전달해 더욱 강력한 힘을 발위할 수 있다. 하지만 이 경우 문제가 생긴다. 흡입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모터가 많이 회전하다보면 모터를 제어하는 브러시가 쉽게 마모되면서 에너지 손실, 열 발생, 효율 감소 등의 부작용이 생긴다.

LG전자 관계자는 “브러시 대신 전자회로를 사용해 모터를 제어해 부작용을 막고 가ㆍ변속을 더욱 이 용이하게 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브러시 마모에 따른 에너지 손실이 없어진 덕분에 코드제로의 모터는 기존 모터(350시간) 대비 2배 가까운 650시간의 수명을 자랑하고, 기계 부품이 없어 모터의 크기까지 줄일 수 있었다.

한편 기존 무선청소기에는 니켈수소 배터리가 주로 쓰였지만, 최근들어 효율이 좋은 리튬이온 배터리로 점차 대체된 것도 개선된 모터의 성능을 탄탄히 뒷받침하고 있다.

신상윤 기자/ke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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