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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학이야기> ‘원리를 알면 현실이…’…곡면TV 속 빛의 수학
수학이 과학과 공학의 기초임은 기초상식이다. 그 가운데서도 수학은 잘 보이지 않는 세상을 더 잘 보이도록한 역할도 했다.

1세기 그리스의 수학자이자 물리학자 헤론(Heron)은 유클리드의 삼각형 연구를 기초로 평평한 거울의 입사각과 반사각이 같다는 사실을 증명했다. 거울과 관찰자의 시선이 이루는 각이 거울과 물체가 이루는 각과 같다는 사실이다.

헤론은 저서 ‘반사(Catoptrica)’에서 “거울을 통해 물구나무를 선 것처럼 보이게 할 수 있고, 눈이 세 개 있거나 코가 두 개 있는 것처럼 보이게 할 수도 있고 슬픈 얼굴을 만들 수도 있고 보이지 않는 곳을 볼 수도 있다”고 적었다. 입사각과 반사각을 응용하면 다양한 장치들을 만들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한 셈이다.

지렛대 원리로 유명한 기원전 3세기경 그리스 수학자 아르키메데스(Archimedes)는 수학원리의 힘을 빌어 ‘죽음의 광선’이라는 무기를 만들었다고 전한다. 일종의 레이저 장치다. 카시우스의 ‘로마사’에는 “아르키메데스는 특수한 형태의 거울을 태양 쪽으로 기울여 정박지에서 대기 중이던 로마전함을 향해 빛을 비춰 함대 전체를 불태웠다”고 적고 있다. 실제 화염을 일으켰는지, 아니면 로마군의 눈이 부시도록 해 전력을 약화시켰는 지에는 논란이 있지만, 수학원리를 무기에 적용한 좋은 사례로 꼽힌다.

헤론과 아르키메데스가 터득한 수학의 원리는 참 소박하다. ‘빛은 직진한다. 빛의 입사각과 반사각은 항상 같다. 두 선이 교차하면 맞꼭지각은 서로 같다. 곡면에서의 입사각과 반사각은 입사한 점에 접하는 접선(법선)을 기준으로 서로 같다’ 정도다.

그런데 이 소박한 수학원리는 오늘날 최첨단 전자기기에도 적용되고 있다. 조그마한 스마트폰 속 화면을 100인치까지 크게 만들어주는 ‘프로젝터’, 그리고 실사와 같은 수준으로 장면을 담는 DSLR 카메라, 실물을 스캔해 똑 같은 모양의 물건을 만드는 3D 프린터 등은 모두 빛의 입사각과 반사각이 같다는 원리에서 출발한다.

요즘 한창 인기가 높아지고 있는 곡면(curved)TV도 마찬가지다. 기존의 평편 TV는 디스플레이 양 끝단의 화면이 눈에 잘 안들어오는 맹점이 존재했다. 화면을 살짝 동그스름하게 만들어 이 맹점을 없엔 것이 곡면TV다. 이 조그만 변화로 시청자는 마치 TV 화면 속으로 빨려들어가는 듯한 착각에 빠지게 된다.

원리는 간단하다. 피에르 페르마(Pierre de Fermat)의 ‘페르마 원리’에 의해 빛의 입사각과 반사각은 반사면 접선에 수직한 법선(곡선위의 한 점에 수직인 직선) 기준으로 동일하다. 평면 TV에서는 작은 범위의 입사각 만이 시청점에 도달할 뿐, 양 끝단의 화면은 시청점에 도달하지 않았다. 곡면TV는 화면을 휘게 만들어 입사각을 더 크게 만들어주고, 자연스레 반사각도 커진다. 모든 수직법선이 시청자를 향하게 해 화면 전체를 한 눈에 담게 해준다.

이동흔 전국수학교사모임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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