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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취임 1년만에”…코리안리 원종규 대표체제 시험대 올라
[헤럴드경제=김양규 기자] 국내 독과점 재보험사인 코리안리의 2세 경영체제에 적신호가 들어왔다.

취임 이후 경영실적은 평행선을 그리고 노사간 불협화음마저 터져나오면서 원종규 사장의 리더십이 흔들린다는 지적이다.

코리안리는 작년 6월 원혁희 회장의 3남인 원종규(사진) 전무를 새 대표이사로 선임하면서 금융권내에서는 보기드문 2세경영에 나섰다.

지난달 코리안리 노사는 임금단체협상을 마무리했다. 사측이 성과급 기준 변경 및 임금동결을 들고 나오면서 노조와 마찰을 불러일으켰다. 결국 투표에 붙여져 52%의 찬성률로 간신히 매듭됐지만 직원들의 사기저하 및 불만고조 등 후유증이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코리안리는 박종원 전 사장 체제 당시 흑자를 내면 성과급을 당기순이익 규모에 따라 일정비율로 지급해왔다”며 “반면 원 사장은 취임직후 임원 연봉 삭감에 이어 직원들의 성과급마저 줄이기 위해 회사가 정한 당기순이익 목표 대비 달성률로 변경하는 등 희생을 강요하고 있어 내부 불만이 적지않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특히 새로운 성과급 기준은 경영진 판단에 따라 지급여부가 조정될 수 있는 만큼 그 의도를 두고 온갖 말이 나오고 있다”고 덧붙였다.

코리안리 노사는 원 대표 체제 출범 후 갈수록 감정의 골이 깊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직원 임금 동결은 금융위기 이후 5년만이다.

개별 보험사 노조의 상급단체격인 손보 노조 관계자는 “그 동안 코리안리가 재보험시장내 독과점 지위를 유지하면서 이익을 손쉽게 실현해 왔다는 건 공공연한 사실”이라며 “오너인 원 사장은 취임하자마자 임원 연봉 삭감에 성과급 기준 조정 등 ‘일하는 회사’라는 비전 제시보다는 ‘비용 절감’에 우선순위를 둠으로써 직원들 불만이 나날이 커지는 실정”이라고 전했다.

특히 원 사장은 임단협 자리에 한번도 모습을 드러내지 않아 빈축을 샀다. 지극히 권위적이지만 임단협에는 매번 참여해 노사간 이견을 조율했던 박 전 사장과 대조적인 모습이다.

손보 노조 관계자는 “원 사장의 경우 상급 노조단체와의 상견례와 임단협 조인식에만 모습을 보였을 뿐 실질적인 임단협 자리에는 참석하지 않았다”며 “임단협은 직원들의 임금과 복리후생을 논의하는 자리인데 최고 권한을 가진 대표이사가 매번 불참한다는 건 결국 직원들을 무시하는 처사”라고 꼬집었다.

취임 1년간의 경영성적도 지지부진하다. 지난해 코리안리가 거둬들인 당기순이익은 1288억4900만원이다. 이는 박 전 사장 시절인 2012년의 1383억300만원보다 6.83% 줄어든 규모다. 되레 순이익 규모가 줄어든 것이다. 지난 9월에는 이례적으로 1억7300만원의 영업손실까지 기록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오너체제가 출범한 지 1년이 지났지만 이렇다할 경영 성과가 없는데다 노사간 갈등만 커지는 국면”이라며 “전문경영인 체제에서 오너체제로 바뀐 이후의 성과를 보험업계 안팎에서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전했다.

kyk74@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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