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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해(利害) 집단’… 연말 국회, 그들이 모였다
[헤럴드경제=홍석희ㆍ이정아 기자]“숨어서 넣던 ‘쪽지’가 노골화 됐다”, “동서화합 대신 ‘예산 한마당’”

‘이득됨과 해됨’, 이른바 이해(利害)에 대해 잘 아는 사람들끼리, 서로를 ‘이해(理解)’하는 자리가 연말 국회 안팎에서 이어지고 있다. 만남의 명분은 다르지만 핵심은 ‘돈(예산)’과 ‘선거구’이다. ‘눈먼 돈’을 향한 구애와 함께 선거구 재조정에서 이득을 보겠다는 의지도 곳곳에서 감지된다. 매번 싸우는 줄만 알았던 국회의원들이 ‘이득’ 앞에선 똘똘 뭉쳤다는 평가다.

지난 4일 국회 사랑재에선 ‘동서화합 포럼’이 열렸다. 새누리당 이철우 의원은 선거구 조정과 관련해 “우리끼리 갈등 할 게 아니라 똘똘 뭉쳐야 한다”고 말했고, 예산과 관련해선 “살기 좋은 지역을 만들기 위해 예산을 많이 따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쪽지 예산’에 총력을 쏟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나 다름 없었다. 여야 예결특위 간사들이 일성으로 “쪽지 예산은 없다”고 밝힌 것과는 딴판이었던 셈이다.

이 자리에서 최고 ‘구애 대상’은 최경환 경제부총리였다. 야당 의원들이 더 반색했다. 새정치민주연합 이윤석 의원은 “오늘 가장 환영하고 귀하시고 고마운 분, 한 분에게만 감사의 인사를 올리겠다. 최경환 부총리님 환영한다”고 말했다. 박지원 의원은 한걸음 더 나갔다. “전라남도 발전을 위해선 영혼을 팔겠다”고 했고, “최 부총리를 (앞으론) 비난하지 않겠다”고도 했다. 뒤집어보면 그간 ‘비난’의 이유가 ‘돈(예산)’이었다는 얘기로 들린다.

이날 최 부총리는 국회 대정부 질문에서 야당 의원들의 쏟아지는 질타를 받았다. 홍영표 의원은 최 부총리가 수조원대 부실을 기록한 자원개발의 책임자라 추궁했고, 윤호중 의원은 최 부총리가 진두지휘하는 경제정책이 ‘부채주도형 성장’이라고 비판했다. 야당 의원들로부터 국회 본청에서는 질타를, 국회 사랑재에선 ‘구애’를 받는 비현실적 장면이 연출된 것이다.

‘선거구 재조정’에서 지역을 지켜내자는 모임도 열렸다. 새누리당 이완구 원내대표 등 충청권 의원 14명은 4일 여의도 국회 앞 모 호텔에서 모였다. 모임에 참석했던 한 의원은 “선관위나 대외 기관에서 선거구 재조정을 하는 것이 쉽겠냐”고 반문했다. 국회의원들이 하는 것이 맞다는 취지였다. 새누리당 보수혁신위원회가 선거구 획정권한을 선관위에 넘기는 방안을 추진 중인 것에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지난 3일에는 새정치연합 충청권 의원들이 국회 귀빈식당에서 뭉쳤다. 이 자리에선 선거구 조정에서 충청권 의석수가 늘어야 한다는 주장이 적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진다.

ho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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