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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코리안리 방만경영 왜 가능한가 봤더니…견제장치 없는 독과점 언제까지
[헤럴드경제=김양규 기자] 그 동안 코리안리 경영진의 방만경영이 가능했던 이유는 적절한 견제장치가 없었기때문이라는 지적이다.

또 구 재무부 고위관료 출신인 박종원 전 사장이 지난 15년간 코리안리를 책임지면서 사실상 견제 장치가 제대로 작동하지 못했기 때문이란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대변인 출신의 박 전 사장은 1978년 관료 생활을 접고 코리안리의 전신인 대한재보험공사 사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당시 대한재보험공사는 정부투자기관이었으나, 부실화된 회사로 민영화된 직후였다.

이후 박 사장은 막강한 인적네트워크를 활용한 대외 로비력으로 기업의 성장에 기여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코리안리의 실질적인 주인은 원씨 일가였으나, 경영권은 박 사장에게 있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고 전했다.


코리안리는 재보험시장에서 이렇다할 경쟁자도 없이 사실상 ‘땅짚고 헤엄치기식’ 영업이 가능했고, 무리없이 수익을 창출할 수 있었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금융당국도 손을 놓고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2000년대 후반 금융당국은 재보험시장 개선을 위해 재보험사업자에 대한 모범규준 마련에 나서는 등 대대적인 개편안을 추진했지만 코리안리의 대외 로비에 막히면서 무산됐다.

재임시절 12억원이란 고액연봉을 비롯, 한해 성과급만 수십억원에 달했던 전임자의 과다한임금이 후임자에게도 그대로 적용됐다.

경영행태도 물론 그대로였다. 코리안리의 독점적 영업구조에는 변함이 없었기 때문이다.

오너인 원혁희 회장의 삼남인 원종규 사장 역시 10억원에 달하는 급여를 유지했고, 장남인 원종익 고문을 비롯한 코리안리내 임원들은 수억원의 고액 연봉에 최고급 자동차까지 제공받고 있다.

코리안리의 신입사원 초봉도 무려 6000만원(성과급 포함)에 이르는 등 한때 부실기업이 현재 ‘신의 직장’이란 명칭이 붙을 정도다.

동일한 오너체제이자 자산규모 30배가 넘는 교보생명이 내실경영 차원에서 전무급 이하 임원들이 차를 반납한 것과 대조적인 모습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코리안리의 원씨 일가를 비롯한 경영진은 영업상의 독과점 구조가 깨지지 않는 한 회사 운영에 큰 문제가 없을 것이란 생각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이에 재보험시장의 선진화보다는 회사의 독점적 지위 유지에 더 신경을 쏟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최근 신생 재보험사 설립 계획이 추진될 때도 여러 기관에 자본 참여를 하지 못하도록 유도했다는 것은 공공연한 비밀”이라고 덧붙였다.

kyk74@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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