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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반기문에 러브콜하는 정치권…대체 왜?
[헤럴드경제=유재훈 기자]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여의도 정가를 술렁이게 하고 있다. 반 총장은 본인의 입에선 대권의 ‘대’ 자도 꺼낸 적 없다지만, 정치권에선 그를 끌어와 ‘2017 대통령선거’에 서로 후보로 밀겠다고 난리다.

반 총장에게 가장 먼저 러브콜을 보낸 쪽은 여당의 친박계다. 친박계 의원들의 모임인 국가경쟁력강화포럼은 박근혜 대통령이 국회를 방문한 지난 29일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 출마 가능성 등을 중심으로 본 2017년 차기 대선 지지도 판세’라는 주제로 세미나를 열었다.

두고보고만 있을 순 없었는지 야당도 가세했다. 출처 불명의 반 총장 측근 입을 빌어 “(반 총장이) 새누리당엔 안간다고 했다”고 주장하고, 참여정부와 반 총장의 인연을 내세워 “반 총장은 ‘민주당 DNA’”라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이 26일 서울 세종로 외교부에서 기자회견을 갖기 위해 회견장으로 들어서고 있다./사진공동취재단

아직도 한참 남은 대선을 앞두고 대체 반기문 카드를 운운하는 이유는 뭘까.

우선 선점하기 위한 노림수로 보인다. 반 총장은 아직까지는 어떤 색을 입혀도 어울린다. 그는 친박계가 주장하는 것처럼 보수색채가 강하지만, 외교관료로서 빛을 본 것은 참여정부 때다. 강력한 대권후보로 성장한 그를 서둘러 찜해 놓으려는 야심의 발로로 읽혀진다.

친박계엔 ‘김무성 대세론’을 견제할 수 있는 훌륭한 카드로도 활용된다. 차기 대권 후보로 이렇다 할 주자가 없는 친박계로선 ‘무대’(무성대장.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의 애칭)에 맞설 카드로 반 총장만한 인물이 없다.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이 26일 서울 세종로 외교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사진공동취재단

야당은 기존 정치에 때 묻지 않은 ‘새인물’을 찾는 유권자 기호에 맞출 수 있다는 점에서 반 총장을 주목하고 있다. 박원순ㆍ 문재인 ‘빅 2’ 카드에 식상해 하는 정치그룹에서 이들의 대항마로 반 총장을 지목하고 있다. 새정치민주연합의

비노 진영과 호남 본류를 자처하는 DJ 동교동계 정치인들이 바로 이들이다.

하지만 정치권의 이런 부산한 움직임이 반 총장의 정치입문에 오히려 방해가 되고, 정치에 입문하더라도 실패를 맞보게 할 것이란 진단도 나온다. 가깝게는 안철수 의원부터, 멀게는 고(故) 정주영 회장처럼 대중적 인기를 발판으로 대권에 도전했다가 고배를 마신 정치인들을 예로 들고 있다. ‘조직’으로 대변되는 여의도 정치판에서 살아남기는 어려울것이란 분석이다.

한편 지난달 한 여론 조사기관이 대선후보 선호도 설문을 조사한 결과 반 총장은 39.7%로 압도적 1위를 차지했다. 여야 잠룡으로 손꼽히는 박원순 서울시장(13.5%),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비대위원(9.3%),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4.9%) 등을 큰 격차로 앞섰다.

igiza77@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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