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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매매 기대감‘뚝’ 전세불안만‘쑥’
9·1 대책’두 달…수도권 주택시장 둘러보니
호가만 많이 뛰고 매수세는 관망
집값도 3주째 상승폭 줄며 주춤
전세값은 물건 귀해 고공행진



지난 1일 오후 서울 노원구 상계동 상계주공12단지 인근 중개업소 밀집지역. 비가 올 듯 말듯 우중충한 날씨 때문인지 거리를 지나는 사람조차 드물었다. 중개업소에 손님이 가장 많이 몰린다는 토요일이었지만 상담객이 있는 곳은 단 한곳도 눈에 띄지 않았다.

같은 날 서울 강남구 개포동 개포주공1단지 단지내 상가 중개업소도 분위기는 비슷했다. 20여곳 중개업소 가운데 손님이 앉아 있는 곳을 찾긴 힘들었다.

이곳 서두순 키움공인 대표는 “9월 하순부터 보합세를 보이더니 10월엔 오히려 소폭 하락한 곳도 있었다”며 “호가가 많이 뛰어선지 주택 수요자들이 관망할 뿐 거래로 이어지진 않고 있다”고 전했다. 

9·1대책 이후 활기를 띠던 수도권 주택시장이 빠르게 가라앉고 있다. 재건축 가능 연한을 10년 줄이기로 하면서 호가(집주인 부르는값)가 급등했던 서울 노원구 상계동과 양천구 목동 등은 이미 10월 이후 거래량이 크게 줄면서 시세가 주춤하다. 강남권 아파트 가격도 단기간 높아진 호가로 주택수요자들이 관망세로 돌아서면서 호가가 빠르게 떨어지고 있다.

한국감정원이 주간단위로 집계하는 시세 흐름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값은 지난주(10월21~27일) 0.03% 올라 전주(0.08%)보다 0.05%포인트 상승폭이 줄었다. 서울 아파트값은 10월 첫 번째 주부터 3주연속 시세 상승폭이 좁아지고 있다.

김세기 한국감정원 주택통계부장은 “호가는 많이 뛰었는데 매수세가 따라오지 않고 있다”며 “부진한 소비심리 회복 및 거시경제의 불확실성, 국회에서의 부동산 관련 법안 처리 등이 가격 흐름에 영향을 미친 것”이라고 해석했다.

단지별로 올랐던 시세가 제자리로 돌아온 경우도 많아졌다.

8월말 8억1000만원 수준이던 강남구 개포동 개포주공1단지 전용 44㎡형은 9월 초 8억5000만원까지 올랐으나 지금은 다시 8억원 초반대로 떨어졌다. 인근 미래공인 대표는 “호가가 떨어지고 있는데도 매수세가 안 붙는 건 당분간 가격이 더 떨어질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상계동 대원공인 관계자는 “요즘 10통 문의전화를 받으면 그 중 8통 정도는 호가를 얼마나 더 낮춰야 집이 팔리겠냐는 집주인들 전화”라고 말했다. 상계동 보람아파트 전용 68㎡은 9·1대책 이전 2억6000만원에 거래됐으나 지금은 호가가 2억5000만원까지 떨어진 상태다.
정부가 9·1대책을 내놓은지 2달이 지나면서 서울 시내 곳곳에서 거래가 뚝 끊기고 호가가 하향곡선을 그리고 있다.지난 1일 부동산 중개업소가 밀집한 개포주공1단지 상가에는 지나가는 손님을 찾기 힘들었다.

집값은 주춤하지만 전셋값만은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전세 매물이 귀한데 찾는 사람이 꾸준해 오를 수밖에 없다. 특히 서울 광진구 광장동 시세 상승폭이 크다.

이정관 부동산랜드 강변역점 대표는 “광장동 현대2단지는 1606가구로 인근에서 가장 큰 단지인데 전세 물건은 겨우 2~3개 뿐”이라며 “세입자들이 거의 재계약을 하니 전세물건은 적고 수요만 몰려 중형은 나오면 3일 안에, 소형은 나오자마자 나간다”고 전했다.

박일한· 박준규 기자/jumpcut@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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