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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취재X파일] ‘걸그룹 만드는데 얼마 드나요?
[헤럴드경제=이윤미 기자]mbc 예능 ‘우리결혼했어요’에서 남궁민과 달달한 가상결혼생활을 보여주고 있는 가수 홍진영이 한 예능프로에 나와 걸그룹을 많이 준비했는데 결국 안됐다고 밝혀 화제가 된 적이 있죠.

홍진영은 첫 번째 준비하던 4인조 걸그룹 클럽진의 경우 회사에 돈이 없어서 공중분해됐고, 두 번째 걸그룹 ‘핑크 스파이시’도 회사가 망해 데뷔하지 못했다고 합니다. 결국 2007년 세번째 4인조 걸그룹 스완으로 데뷔했지만 뮤직뱅크 딱 두번 만에 접었다고 아쉬워했습니다.

걸그룹은 매년 수십개씩 생겨나고 소리 소문도 없이 스러져 갑니다. 올해 상반기만 해도 수십개 걸그룹이 화려하게 데뷔한 데 이어, 이 가을 9,10월에 막 데뷔한 걸그룹도 줄 서 있습니다. 슈퍼모델급 다국적 5인조 걸그룹 디홀릭을 비롯, 여자친구, 밍스, 퍼펄스 등 외모와 가창을 겸비한 걸그룹들이 희망에 부풀어 있습니다.


여기엔 그동안 잠잠했던 대형연예기획사들도 얼굴을 내밀고 있습니다. SM엔터테인먼트가 지난 8월 신인 걸그룹 레드벨벳을 선보인데 이어 YG엔터테인먼트가 걸그룹 2NE1의 동생 걸그룹을 준비하고 있고, 인피니트가 소속된 울림엔터테인먼트도 5인조 걸그룹을 11월 중 선보일 예정이어서 치열한 가요시장 쟁탈전이 예상됩니다.

매년 수십개의 걸그룹이 생겨나는데 우리가 기억하는 걸그룹은 열손가락 꼽을 정도이니 그 많은 걸그룹은 다 어디로 간 걸까요.홍진영이 말했듯 걸그룹을 운영하는데 대체 얼마나 돈이 들기에 하루 아침에 문을 닫는 걸까요?


걸그룹을 데뷔시켜 활동중인 연예기획사 임원이 들려준 얘기입니다.
어느날 아는 지인으로부터 걸그룹을 만들고 싶어하는 분이 있는데 조언을 해주라는 부탁을 받고 그 분을 만났답니다. 무슨 일을 하시는지 먼저 물었다죠. 그분은 홍대와 청담동 등 목 좋은 곳에 일식집을 다섯군데나 운영하고 있다고 했답니다. ‘횟집 아저씨가 웬 걸그룹이냐’는 투로 물었더니 횟집홍보도 하고 각종 행사 등에 동원하면서 일종의 폼도 잡고 싶다는 거였습니다. 다소 황당했지만 우선 그가 궁금해할 얘기를 들려주기로 했죠. 걸그룹을 운영하는데 얼마나 드느냐는 물음에 수십억원이 든다고 답했다죠. 그 횟집 사장님 손가락 셈을 해보더니 그럼 횟집 하날 더 내야겠다며 돌아가더랍니다.


지금 가장 잘 나가는 걸그룹 걸스데이의 소속사도 2010년 걸스데이가 데뷔한 해부터 매년 10억씩 적자를 봤습니다. 문닫을 위기도 겪었고, 그러다 투자를 받아 지난해부터 빛을 보기 시작해 올해 대박났죠. 걸그룹이 앨범 하나 내고 1달동안 활동하는데 평균 3억원 가량 든다는게 업계 계산입니다. 작곡비, 안무비 외에 음악방송 무대 서는데 평균 5000만원, 의상비 3벌만도 기본 2000만원, 뮤직비디오의 경우 수천만원에서 억대까지 들어가죠. 자잘한 비용과 의식주 비용도 사실 만만치 않아 월 수천만원은 기본입니다.

그러니 걸그룹을 그냥 폼잡자고 간단하게 만들 수 있는게 아니죠.
물론 알뜰형 걸그룹들도 있습니다. 헌곡을 새곡 처럼 만들어 SNS로 마케팅을 벌이고 각종 이벤트와 군부대를 열심히 뛰면서 얼굴과 노래를 알리는 거죠. 그래도 운영비로 1억원은 흔적도 없이 사라집니다.


이들의 꿈은 곡이 터져 하루 아침에 유명해지는 거죠. 한번 뜨면 로또가 따로 없습니다. 올해 걸스데이 연매출이 150~200억원대라면 눈이 번쩍 뜨이죠. 대형연예기획사들의 걸그룹을 제외하면 걸스데이는 지금 모든 걸그룹의 ‘워너비’입니다. 걸그룹 시장은 한마디로 자본 싸움입니다. 최소 3년은 버텨야 하죠. 걸그룹의 선정성 논란도 대중의 관심을 받고 싶은 몸부림이라 여기면 마음이 짠해집니다.

/mee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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