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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QE 성공했지만…이제부터가 진짜 시험대
[헤럴드경제=천예선 기자]“Fed는 할리우드 영화 ‘펄프픽션’의 빈센트(존 트라볼타 분) 같았다. 빈센트가 마약중독으로 죽어가는 미아(우마 서먼 분)를 살리기 위해 심장에 해독 주사를 꽂은 것처럼 Fed의 해법은 완벽하게 옳았다.” -리즈 앤 선더스, 찰스 스왑 수석 투자 전략가.

‘헬리콥터 벤’(벤 버냉키 전 Fed 의장)의 무차별 달러살포가 드디어 막을 내렸다.

AP통신은 30일 “전문가들 사이에서 지난 6년간 양적완화(QE)가 대재앙을 몰고 올 것이라는 비관론이 팽배했지만, 지금은 미 연방준비제도(Fed)가 QE를 통해 많은 목표를 이뤘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미국의 금리인상이 임박한 만큼 Fed의 QE 평가는 이제부터가 시작이라는 신중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 

미국 Fed의 총자산 및 S&P500지수 추이. 미국이 자산매입 프로그램인 양적완화를 단행하면서 총자산은 4조4500억달러로 급격히 불어났다. 또 미국 증시는 Fed의 무차별 달러살포로 170%이상 폭등했다. [출처:파이낸셜타임스]

▶美, 경제 살리기 ‘합격점’=무엇보다 미국 경제는 완연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2009년 3월 Fed가 QE에 돌입하기 직전 미국 경제 성장률은 -8.3%까지 추락했다. 그러나 올 2분기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은 4.6%를 기록한데 이어 3분기에도 3.6%를 달성할 것으로 기대된다.

실업률도 개선됐다. 지난 9월 미국 실업률은 2008년 이후 가장 낮은 5.9%로 떨어졌다. 금융위기 한복판이었던 2009년 10월 실업률 10.0%에서 위기전 수준으로 회복한 것이다.

체이스 프라이빗클라이언트 안토니 챈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지금의 미국 경제를 보라”며 “글로벌 금융위기 동안 잃어버린 일자리를 회복했고, 주식시장은 두배 이상 뛰었으며, 인플레이션은 여전히 통제 가능하다”고 Fed의 성과를 추켜세웠다.

▶진정한 평가는 이제부터=문제는 양적완화 종료 이후다. Fed가 풀었던 돈을 거둬들일 금리인상이 예견되면서 중앙은행에 의존적인 글로벌 금융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FT는 “Fed의 경착륙은 지금까지 보여줬던 혼란의 과정을 재연시킬 수 있다”며 “이는 QE가 금융시스템의 중앙은행 의존도를 과도하게 높여 다음 위기의 조건을 만들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고 지적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Fed의 금리인상 시점을 내년 중반으로 예상하고 있지만, 이번 FOMC 성명에서 금리인상에 대한 매파적 발언이 추가된 만큼 조기에 시행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그러나 워싱턴 싱크탱크 경제정책연구소 공동 대표인 댄 베이커는 “양적완화 비판 만큼이나 긍정론도 과장됐다”고 지적했다.

그는 “미국 경제는 Fed의 금리인상에 준비가 되지 않았다”며 “금리인상의 논리는 고용이 개선되는 것이 조건이지만 미국은 아직 그 목표에 이르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Fed의 본원통화는 지난 6년간 2.4배 증가했지만 임금성장률은 고작 11%에 머물렀다. Fed의 양적완화가 월스트리트에 단비가 됐을지 모르지만 서민의 메인스트리트에는 그 혜택이 미치지 못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시장 낙관론자들도 미국의 첫번째 금리인상은 대격변을 몰고 올것으로 예상했다.

선더스는 “Fed가 4조달러나 되는 부양 프로그램을 중단해본 적 없고, 제로금리에서 금리를 올려본 경험도 없다”며 불확실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che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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