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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개헌론 재점화·초이노믹스 맹공…朴대통령 ‘시련의 가을’
문희상 의원 교섭단체 대표연설
“지금이 개헌 골든타임” 재차강조

“경제살리기 중점에는 공감하지만
부채 주도 초이노믹스 정책 실패”
박대통령 국정운영 핵심좌표 흔들



박근혜 대통령의 국정운영 핵심 좌표가 흔들릴 조짐이다. 박 대통령이 지난 29일 2015년도 예산안 설명을 위해 국회 시정연설을 하고 곧바로 여야 지도부 회동까지 가졌지만, ‘공명(共鳴)’보다는 당청ㆍ여야 관계를 경색시킬 복병이 모습을 드러내고 있기 때문이다. 직격탄은 30일 문희상 새정치민주연합 비상대책위원장이 진행한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이었다. 전날 박 대통령과 회동에선 유머를 섞어가며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주도했던 문 위원장은 이날 박근혜정부의 경제정책인 ‘초이노믹스’는 완전 실패했다고 평가했다. 작심 발언이었다. 박 대통령이 꺼려하는 개헌논의에 관해선 ‘20대 총선 내 개헌’이라는 스케줄을 내놓았다. 경제살리기를 위해 개헌논의 자제를 부탁하고, 적자를 감수한 예산안 통과를 호소한 박 대통령으로선 불편할 만한 발언이었다. 시정연설 전 5부요인 환담에서 “정치에는 유머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했던 박 대통령이 앞에 놓인 험로에도 웃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30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하고 있다. 이길동 기자/gdlee@heraldcorp.com

▶野, 판도라의 상자 ‘개헌’ 거론=청와대와 여당에선 ‘금기 어(語)’가 돼 버린 개헌은 이미 시위를 떠난 활이 된 모양새다. 문 위원장은 연설에서 “개헌의 골든타임을 놓치면 낡은 정치는 지속될 것”이라고 일갈했다. 박 대통령이 전날 시정연설에서 “지금이 경제살리기의 마지막 골든타임”이라고 한 걸 버전을 달리해 되받아친 셈이다. 문 위원장은 “올해 내 개헌특위를 가동시켜 내년에는 본격적인 개헌논의를 통해 20대 총선 내에 개헌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 위원장의 이런 발언이 여당인 새누리당에 어떤 바람을 일으킬지가 관심이다. 청와대의 개헌 논의 함구령(?)으로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부터 개헌의 ‘개’자도 꺼내지 않고 있지만, 속내는 복잡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최근 돌연 최고위원직 사퇴 카드를 던진 김태호 새누리당 의원의 변(辯)이 이런 추론의 단초다. 그는 “개헌은 국가적 중대 과제다. 하지만 개헌이 되려면 경제활성화 법안 통과가 선행돼야 한다”고 했다. 개헌이 필수적이라는 데 방점이 찍힌 것이고, 이를 위해 경제법안을 통과시켜야 한다는 논리다. 박 대통령이 요청한 30개 민생법안이 국회를 통과한다면, 개헌 논의가 급물살을 탈 수도 있다. 

문희상 새정치민주연합 비상대책위원장도 교섭단체 대표연설에 나서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김 대표는 각계의 고통분담을 통한 사회적 대타협 운동을 강조했으며, 문 위원장은 분권적 대통령제로의 전환 논의를 위한‘ 개헌 특별위원회’ 구성을 제안했다. 이길동 기자/gdlee@heraldcorp.com

▶뇌관이 돼버린 ‘초이노믹스’=박 대통령의 복심(腹心)인 최경환 경제부총리가 주도해 설계한 부동산 대출규제 완화ㆍ금리인하가 골자인 ‘초이노믹스’는 여야를 불문하고 걱정거리가 됐다. 문 위원장은 “박 대통령의 경제가 급박하다는 인식에 완전히 공감한다”면서도 “‘초이노믹스’는 ‘완전 실패했다’는 것이 대다수 국민들의 싸늘한 평가”라고 했다. 세계 주요국이 부채 축소ㆍ소득주도 중심의 성장에 나서는데 한국만 ‘나홀로 부채 확장, 부채주도 성장’을 한다고 비판했다. 이는 전날 박 대통령과 회동에서 밝힌 ‘초이노믹스’에 대한 우려를 본격적으로 천명한 것이다. 김무성 대표도 ‘초이노믹스’에 관해선 문 위원장에 전적으로 동의한다는 입장이어서 주목된다. ‘초이노믹스’가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한다면 청와대는 야당은 물론 여당과도 삐걱댈 수밖에 없다.

홍성원 기자/hongi@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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