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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건강/톱/ “메밀국수 먹고 응급실행? 가볍게 봤다간 생명까지 앗아사는 아나필락시스”
알레르기 물질에 과도한 면역반응이 원인
성인은 약물, 소아는 식품에 의한 경우 많아
음식 관계없이 심한 운동 뒤 나타나기도

두드러기·호흡곤란 등 쇼크증상 발생시
산소 공급하고 ‘에피네프린’ 응급주사
자신의 증상·원인 메모해 휴대하면 유용



초등학생인 연주(13)는 어릴 때 아토피피부염이 있었지만 다른 알레르기 증상은 없었다. 그런데 최근 가족들과 춘천으로 나들이를 갔다가 큰일을 겪었다. 막국수를 먹고 10분 쯤 후에 입술이 붓고 눈이 부어오르며 두드러기가 생긴 것. 가슴이 답답하고 숨쉬기가 어려워져 응급실을 찾았고, 에피네프린 주사를 맞고 증상이 호전됐다. 원인을 찾기 위해 실시한 혈액검사에서 메밀에 대한 알레르기가 확인됐다.

연주의 증상은 ’아나필락시스(Anaphylaxis)‘ 때문이었다. 아나필락시스란 몸에 특정 자극이 가해지면 전신에 두드러기, 혈관부종, 천명, 호흡곤란, 저혈압, 의식소실 등이 나타나는 현상을 말하는데 급격히 진행되어 적절히 치료하지 않으면 사망에 이를 수 있는 위험한 질환이다. 세계적으로는 평생 유병률이 0.05~2%로 알려져 있으며 최근 젊은 층을 중심으로 증가하는 추세이다.

▶ 성인은 약물이 주요 원인, 소아의 경우는 식품에 의한 경우가 많아, 원인 물질 확인하는 것이 중요

아나필락시스를 일으키는 원인은 식품, 벌독 등의 곤충, 항생제나 해열진통제, 조영제 같은 약물 이다. 식품의 경우 영유아는 우유와 계란 등이, 그 외 연령대는 땅콩이나 잣, 호두 같은 견과류, 새우와 같은 해산물, 과일, 메일, 콩, 밀, 번데기 등이 흔한 원인이다.

대한천식알레르기학회가 2007년부터 2011까지 5년간 성인 알레르기 쇼크 환자로 확진된 1,700여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성인의 경우 약물에 의한 환자가 47%로 가장 많았고, 식품(25%), 벌독(16%), 운동(6%) 등이 그 뒤를 이었다. 또한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2001년부터 2007년까지 자료를 분석한 결과에 의하면 소아의 경우는 식품에 의한 발병이 46.1%로 가장 많았으며, 약물(22.5%), 물리적 원인(5.6%), 식품섭취 후 운동(5.6%), 벌독(1.1%) 순이었다. 원인미상 발병률도 19.1%를 차지하고 있다.

▶ 원인 물질에 따라 다양한 증상 나타나, 운동유발성 아나필락시스도 있어

원인 알레르기에 대한 진단은 자세한 병력 청취와 혈액검사, 피부반응시험을 통해 가능하다. 가장 정확한 진단방법은 원인 물질을 이용한 유발시험인데, 아나필락시스를 유발할 가능성이 있으므로 꼭 필요한 경우에만 알레르기 전문의 주도 하에 응급처치 준비를 한 후 시행해야 한다.

증상은 알레르기물질에 노출된 즉시 혹은 수 십분에서 수 시간 이내에 입안 혹은 귀속이 따갑고 얼굴이 붓는다. 또 피부가 가렵고 붉게 변하거나 두드러기가 생긴다. 이어 삼키거나 말하기가 힘들어지고 호흡이 가쁘고 숨소리가 거칠어지거나 혈압이 떨어져 실신할 수 있다. 구역, 구토와 복통, 설사 같은 소화기 증상도 나타날 수 있고 불안감, 죽을 것 같은 느낌이 들기도 한다. 그 외에도 여러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한림대학교성심병원 소아청소년과 이소연 교수는 “요즘 아나필락시스 환자는 의외로 드물지 않게 발생하고 있다”며 “식품이나 약물을 먹었을 때 갑자기 두드러기, 호흡곤란, 쌕쌕거림, 어지러운 증상이 있거나, 특히 어린이의 경우 특정 음식을 섭취한 후 운동 중이나 후에 두드러기와 같은 피부 증상이 있거나 가슴이 답답한 증상이 있으면 반드시 원인을 찾는 검사를 받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아나필락시스는 몸에 알레르기 자극이 가해지면 전신에 두드러기, 혈관부종, 천명, 호흡곤란, 저혈압, 의식소실 등이 나타나는 쇼크 증상을 말한다. 급격히 진행돼 적절히 치료하지 않으면 사망까지 이를 수 있는 위험한 질환이다. 사진은 삼성서울병원 응급실에서 환자를 치료하는 모습. [사진제공=삼성서울병원]

음식과 관계없이 운동만 하면 알레르기가 생기는 사람들도 있다. 천식을 앓는 환자가 심한 운동을 하고 나면 기도가 좁아져서 일시적으로 천식 증상이 심하게 나타나는 것을 ‘운동유발성 천식’이라고 한다. 천식이 없는 사람도 운동 후에 기도가 좁아지면서 천식 증상이 나타날 수 있는데 천식 환자의 40~90%가 운동을 하면 천식 증상이 심해진다. 운동 시작 후 20분 이내에 크기가 큰 두드러기가 나타나며 점차 전신으로 퍼지는 사람들도 있는데 이런 사람들은 증상이 생기면 바로 운동을 중단해야 하며, 휴대용 에피네프린을 휴대해 주사하는 게 좋다.

▶원인 물질 피하고 응급대처법 숙지해야

증상을 유발하는 원인물질을 피하면 아나필락시스를 예방할 수 있다. 아나필락시스를 경험한 사람은 원인물질과 응급대처법이 표기된 카드나 목걸이/팔찌를 착용해 주변 사람들이 즉시 알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외식을 할 때는 성분이 불분명한 음식물을 먹지 말아야 한다.

여행을 할 때는 에피네프린을 포함한 약물을 미리 준비하고, 비행기를 이용할 경우 항공사에 미리 알리는 것이 좋다. 병원이나 약국 방문 시 자신이 어떤 약제나 식품에 알레르기가 있는 환자임을 알려주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학생의 경우 학기 초에 담임선생님과 보건교사, 체육교사, 영양사에게 아나필락시스의 원인과 증상에 대해 미리 알린다. 가능하면 학교 보건실에 에피네프린을 비치하도록 하고, 가까운 병의원을 미리 파악해 응급시 바로 후송할 수 있도록 대비한다.

아나필락시스 발병 시 알레르기 응급주사인 에피네프린을 가지고 있는 경우 신속하게 근육에 주사 한 후 119에 연락하거나 주변에 도움을 요청한다. 일시적으로 상태가 좋아져도 2차 반응이 올 수 있기 때문에 반드시 병원으로 가야한다.

이소연 교수는 “식품에 대한 아나필락시스가 있는 환자들 중에서는 소량에 노출이 되어도 심한 증상이 나타나는 경우가 있다”며 “식품 라벨을 꼼꼼히 살펴 아나필락시스를 유발할 수 있는 원인 알레르기 식품을 철저히 피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태열 기자/kt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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