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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동학대범죄 특례법 시행 한달… 피해자들, 학대없는 세상 향한 절절한 외침
익명의 아동학대 제보자 보호
언론에 의한 2차피해 예방 절실…美·유럽 수준으로 처벌 강화해야



“예전처럼 아이가 잘못하면 당연히 훈계하고 때린다는 생각을 달리할 때가 됐습니다. 가정, 학교, 재판부, 병ㆍ의원 관계자, 수사기관, 언론 등 모두가 각자의 자리에서 아동은 때리면 안된다는 생각, 아동학대에 대한 인식의 대전환이 필요합니다.”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이하 특례법) 시행 한달을 맞아 29일 아동학대 피해자와 관련자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아동학대가 없는 세상을 만들기 위한 진지한 모임이었다.

신의진 새누리당 의원(연대의대 정신건강의학과 교수)와 이명숙 변호사(한국여성변호사회 회장), 장화정 기관장(중앙아동보호전문기관)은 이날 오전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아동학대의 현황과 문제점에 대한 책 ‘우리는 모두 아이였습니다’ 출간을 기념해 아동학대 관계자들과 함께 모여 ‘아동학대 없는 세상을 위한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우리 사회를 충격에 빠뜨렸던 아동학대사건의 피해자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29일 오전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아동학대없는 세상을 위한 기자간담회가 열려 신의진 새누리당 국회의원, 이명숙 한국여성변호사회 회장, 장화정 중앙아동보호전문기관장 및 아동학대 피해자 보호자들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김명섭 기자 msiron@heraldcorp.com
우리 사회를 충격에 빠뜨렸던 아동학대사건의 피해자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29일 오전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아동학대없는 세상을 위한 기자간담회가 열려 신의진 새누리당 국회의원, 이명숙 한국여성변호사회 회장, 장화정 중앙아동보호전문기관장 및 아동학대 피해자 보호자들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김명섭 기자 msiron@heraldcorp.com


이날 행사가 세간의 시선을 끈 것은 나영이 아버지와 울산 아동학대사건을 계기로 만들어진 하늘소풍 카페 회원, 도가니 대책위원회 등 아동학대 사건 피해자와 관계자들이 모였다는 것이다. 이들은 이날 이 땅에서 아동학대가 사라지도록 제도적 정비와 함께 국민적 관심을 가져달라고 호소했다.

아동학대 방지 대책은 물론 관련 처벌 강화를 세상에 외치지만, 좀처럼 개선되지 않은 현실에 대한 안타까움도 내비쳤다. 이들은 구체적으로 “ ‘최선의 예방법은 강한 처벌’이란 말처럼 유럽이나 미국처럼 아동 관련법이 보다 강화돼야 한다”고 한목소리를 냈다.

아울러 익명의 아동학대 제보자에 대한 보호를 강화하고, 아동학대 피해자가 언론에 의해 2차 피해를 입지 않도록 하는 방안도 강구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간담회에 뒤늦게 불참 의사를 밝힌 칠곡 사건 피해자 고모는 “칠곡 사건으로 언론에 시달리다가 이사를 했다. 아동학대 피해자에 대한 보호가 절실하다”는 내용을 이명숙 변호사를 통해 전달하기도 했다.

신의진 의원은 이날 제도적 정비 방안으로 진단서 통일방안을 제안했다. 그는 “아동학대 사건의 진단서를 법원에 제출하면, 믿기 어렵다는 답변을 자주 들었다”며 “의사와 법조인 등 전문가들이 한자리에 모여 진단서 양식을 통일하고 사법부가 원하는 진단서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명숙 변호사는 “울산 사건은 우리나라 최초로 아동학대 사건에 미필적 고의에 의한 살인죄를 적용, 계모에게 징역 18년을 선고해 아동학대 판결에 큰 획을 그었다”며 “이는 아동학대 사건을 더 이상 좌시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사례”라고 평가했다.

장화정 관장은 “특례법이 시행되면서 처벌은 강화됐지만 아동보호 예산은 거의 늘지 않았다. 지금 한 상담원이 매년 거의 90~100건 정도의 사례를 관리하고 있는데, 앞으로는 150~170건씩 맡게 돼 업무가 불가능한 상태가 된다”며 인력 및 예산 증액의 필요성을 주장했다. 

장연주 기자/yeonjoo7@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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