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홍석희 기자] 새정치민주연합이 새누리당의 공무원연금법 개정안에 대해 “공무원 노조와 합의 해오라”며 ‘뒷짐’ 입장을 명확히 했다. 지난 27일 공무원 연금 개혁안 발표로 짐을 떠맡은 측이 새누리당이란 점이 명확해진만큼 관망하겠다는 의지가 역력하다. 새정치연합이 지난 9월 ‘세월호 특별법’ 협상 과정에서 유족과의 ‘사투’를 벌였던 것과 비교하면 새누리당과 ‘입장 교체’ 분위기가 역력하다.
28일 새정치연합 공적연금발전TF 단장 강기정 의원은 헤럴드경제와의 통화에서 “공무원 연금 개혁안에 당사자인 공무원 노조가 빠져있다. 당사자와 협의해서 가져와야 한다”며 “새누리당이 27일 발표한 것은 안이 아니다. 의견이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안이 되기 위한 최소 충족 요건은 공무원 노조와의 협의다. 2009년 공무원 연금 개정안도 그랬고, 독일이나 오스트리아에서도 그래왔다”며 “노사간의 협상안을 가져와야 야당이 적극적으로 돕든, 아니든 결정을 할 것 아니냐”고 강조했다. ‘공적연금 발전 TF’는 29일 2차 회의를 열고 ‘4대 연금(국민ㆍ공무원ㆍ사학ㆍ군인)’에 대한 논의를 이어간다.
공무원연금 논의를 진행중인 TF 구성도 초재선 중심의 ‘강성파’ 의원들로 구성됐다는 점이 눈에 띈다. TF에는 홍종학ㆍ김광진ㆍ은수미 초선 비례대표 의원들이 참여했고, 김관영ㆍ김성주ㆍ김용익 등 숫자에 밝은 의원들의 추가 참여도 논의 중이다. 새누리당의 개혁안에 대해 TF내에서만큼은 논의 과정이 순탄치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새정치연합이 공무원연금 개혁안과 관련해 ‘거리두기’ 전략을 펴고 있는 것은 일차적으로 공무원 사회의 반발이 큰 공무원 연금안의 부담이 ‘정부ㆍ여당 몫’이란 판단 때문이다. 이는 과거 참여정부 시절 국민연금과 공무원연금 개혁안을 열린우리당이 추진할 때, 한나라당이 취했던 전략과 동일하다. 공무원노조는 오는 11월 1일 ‘100만 총궐기 대회’를 예고해둔 상태다.
‘세월호 특별법’ 협상 과정에서 새정치연합이 ‘세월호 유족’을 등에 업고 협상을 진행하면서 난항을 겪었던 것과 비교하더라도, 새정치연합의 ‘거리두기 전략’은 효과적이란 분석이다. 세월호 특별법 협상 당시 새누리당 이완구 원내대표는 ‘유족의 전권을 위임받아 왔느냐’며 야당 협상 대표단을 몰아붙였고, 새정치연합 박영선 원내대표 등은 ‘이 자리에서 얘기할 것은 아니다’며 어정쩡한 자세를 취한 바 있다.
다음 선거를 고려하더라고 공무원연금 개혁의 ‘높은 휘발성’을 감안하면 거리두기 전략이 나쁘지 않다는 해석이다. 새정치연합 관계자는 “군청 단위에서 공무원들의 ‘입김’은 상상 이상이다. 이들을 건드려서는 2016년 총선도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다만 ‘수권정당’으로서 가능성을 보여주기 위해선 공무원연금 개혁에 대해서도 적극적이어야 한다는 당내 목소리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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