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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Auto>현대차 vs. 카드사, 복합할부 용쟁호투…고객 어부지리 볼까
[헤럴드경제=홍길용ㆍ서상범 기자]복합할부금융을 두고 현대자동차와 신용카드간 갈등이 치열해지고 있다. 대기업간 다툼이지만 소비자에게는 그리 나쁘지 않은 모양새다. 어찌됐건 카드 수수료 인하 쪽으로 가닥이 잡힐 수 밖에 없고 그 혜택은 소비자들에게 직ㆍ간접적으로 전달될 수 있기 때문이다.

복합할부란 소비자가 자동차 대리점에서 카드로 대금을 일시불로 결제하면, 할부금융사가 소비자 대신에 카드사에 차 값을 내주고, 소비자는 캐피탈사에 매달 할부를 갚는 방식이다.

현행 자동차 회사는 카드사에 1.9%(국산차 기준, 수입차는 2.3~2.7%)의 가맹점 수수료를 내고 있다. 현대차 측은 복합할부는 단 하루 동안만 자금조달을 하면 되는데도 높은 수수료를 챙겨 업계의 비용부담을 증가시키는 상품”이라고 지적한다. 보통 카드수수료는 최대 45일치 금융비용을 카드사가 지불해주는데 대한 대가다. 단 하루 비용만 부담하는데 45일치 수수료를 모두 받는 건 가맹자의 반발을 살 만하다. 그러면서 현대차는 KB카드에 현재 1.85%인 카드수수료를 0.7%로 낮추라고 요구했다.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가맹점 계약을 해지하겠다고 통보했다.


문제는 고객 입장에서 복합할부가 꽤 매력적일 수 있다는 점이다. 이자를 내는 건 할부나 복합할부가 마찬가지지만, 카드 사용에 따른 포인트혜택이 있다. 현대차에서 받은 카드 수수료를 카드사와 고객들이 나눠 갖는 셈이다. 이러다보니 현대차 물량의 80%를 차지했던 현대캐피탈의 할부금융 점유율은 절반으로 줄었다. 이 때문에 수입차업체들은 계열 할부금융사 보호를 위해 신용카드로 차량구입을 할 때 결제한도를 두고 있다. 이렇게 되면 복합할부의 매력이 상당히 떨어진다.

하지만 이번 사태가 현대차와 카드사들의 잇따른 가맹점계약 해지로 이어질 가능성은 낮다. 카드사들 입장에서는 재계 2위 현대차그룹과 척을 져봐야 득될게 없다. 현대차 역시 고객들의 신용카드 사용을 제한하는 데 따른 비난에서 자유롭기 어렵다. 적정한 수준으로 수수료를 조정하는 선에서 타협을 이룰 가능성이 크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사실 삼성카드 정도를 빼면 대부분의 은행계 카드사에서 복합할부금융 비중이 높지 않다”면서 “반면 현대차그룹과는 다양한 사업관계를 맺고 있는 만큼 극단적인 선택을 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더구나 은행계 카드사의 경우 대부분 계열은행에서 자동차 대출 상품을 취급하고 있다. 신용등급 제한이 있지만 이자율이 할부금융 보다 1%포인트 이상 저렴하다. 신용도만 좋다면 복합할부금융보다 훨씬 나은 조건으로 자동차 대출을 받을 수 있다.

현대차 측도 수수료 인하가 이뤄지면 고객에게 그 혜택을 돌려주겠다고 공언한 상태다.

현대차 측은 “수수료율이 낮아져 절감된 비용을 상품투자 및 고객에 대한 혜택을 돌리는 방향으로 투자할 것”이라고 밝혔다.

실제 현대캐피탈은 빼앗긴 점유율을 회복하기 위해 다양한 프로모션 활동을 펼치고 있다. 현행 현대캐피탈의 특판금리는 대개 1%대 후반~3%대 후반인 반면 은행대출금리는 4%대 초반~5%대 초반, 복합할부금리는 4%대 후반~6%대 후반, 일반 할부금리는 5%대 초반~7%대 후반이다. 다만 계열사 상품에 특별한 조건을 제공하는 행위가 공정거래법 위반에 해당하는 지 여부는 잠재변수다.

할부금융사와 연계해 할부 판매를 진행 중인 자동차 업체들은 최근 한국은행의 정책금리 인하에 발맞춰 대부분 할부 금리를 낮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정책금리와 시장금리가 모두 사상 최저 수준인데, 할부금리가 이를 쫓아가지 못한다면 상당한 비난에 직면할 수 있기 때문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할부금리가 단 0.1%만 변해도 연간 납부액이 크게 달라진다”며 “기준금리에 따른 할부금리 인하로 소비자들의 구매수요가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여기에 할부금융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수입차들도 조달금리 역시 낮아진데 따른 할부금리 인하가 예상된다.

비엠더블유파이낸셜서비스코리아(BMWFSK) 관계자는 “올해 안으로 확정된 금리 인하 계획은 없지만 지속적으로 금리 경쟁력을 강화시키기 위해 노력중”이라고 밝혔다.

tiger@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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