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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헤럴드디자인포럼> “낯선 것은 불편하다” DDP 시민들 반응 ‘가지각색’
[헤럴드경제=배두헌 기자]낯선 것은 불편하다. 세상에 존재하지 않던 새로운 것이라면 불편함은 더하다. 서울의 랜드마크인 최고의 건축물이라는 찬사와 주변 경관과 어울리지 않는다는 비판이 엇갈리는 동대문 디자인플라자(DDP)에서 만난 시민과 전문가들의 반응은 다양했다.

의정부에서 온 안영규(20) 씨는 “외벽이 회색뿐이라 주변경관과 잘 어울리지 않는것 같다”며 “다른곳도 아니고 동대문인데 한국적 문화를 더 살렸으면 좋았을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랜드마크를 세우는 것에 집중하다보니 유명 건축가의 역량만 강조된 게 아닌가 생각한다”고 했다. 

[사진제공=DDP]

파리 에펠탑 이야기를 꺼내자 안 씨의 누나 서영(25ㆍ여) 씨는 “에펠탑은 결국 파리를 상징하는 아이콘이 됐다. 하지만 과연 DDP가 서울을 대표할 아이콘이 될 수 있을까”라고 반문했다.

‘건축계의 노벨상’인 프리츠커상을 수상한 최초의 여성 건축가, 이라크 태생의 영국인 자하 하디드(64ㆍ여)는 DDP 공모전 당선 소감에서 “건축은 사람들이 생각할 수 없는 것을 생각하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녀는 DDP 디자인을 둘러싼 논란에 대해 “시민들이 새로운 장소에 생소함을 느끼는 것도 이해한다. 하지만 우린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수년간 이곳의 문화를 연구했다”고 말했다.

[사진제공=DDP]

DDP 주변엔 외국인들도 많이 눈에 띄었다. 연신 카메라 셔터를 눌러대던 폴(23) 씨는 호주 타스마니아에서 건축을 전공하는 학생이었다. 폴 씨는 “자하 하디드의 팬이라 DDP를 보러 한국에 왔다”며 “이 거대한 건축물에 똑같은 패널이 하나도 없다는 것을 아는가?”라고 되물었다. 그는 “이 건축물이 논란이 많다는(controversial)건 들었다. 물론 난 이곳에 역사적 맥락에 대해 잘 모르지만 아주 마음에 든다”고 했다. 평범한 디자인보다는 논란과 위험을 감수하더라도 혁신이 담긴 건축물의 가치를 높이 산다는 것이다.

종로에서 온 박계범(가명ㆍ72) 씨도 “여기저기 똑같은 빌딩 같지 않고 신선하다. 세계적으로 이런 디자인은 처음 본다”고 엄지손가락을 세웠다.

[사진제공=DDP]

DDP에서는 고려대에서 건축을 가르치는 로랑 페레이라 교수도 만날 수 있었다. 페레이라 교수는 “이곳에는 누가 디자인을 했어도 논란이 많았을 것”이라면서 “우리같은 전문가들은 비판에 익숙하지만 솔직히 나는 마음에 든다”고 말했다.

그는 “중요한 건 많은 사람들이 이 건물을 보고자 이곳을 찾는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디자인플라자는 논쟁적인 만큼 이미 서울의 명물이자 세계 디자인 분야의 이정표의 하나로 자리를 잡고 있었고, 이미 동대문과 서울 사람들의 삶으로 깊숙이 들어오고 있었다.

/badhone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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