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美 양적완화 종료 코앞…신흥국 통화 희비 극명
[헤럴드경제=천예선 기자]오는 28~29일(현지시간)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의 양적완화 종료를 앞두고 신흥국 통화의 운명이 극명하게 엇갈리고 있다.

구조개혁 속에 경상수지 적자가 빠르게 개선되고 있는 인도 루피화는 상대적 강세를 유지하는 반면, 원자재 가격 하락 ‘역풍’에 브라질 헤알화와 남아프리카공화국 랜드화는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27일 “신흥국 경제체력에 따라 통화 투자가 양극화되고 있다”고 전했다.

▶호세프의 브라질 암울=남미 경제대국 브라질의 경제는 앞으로도 ‘과거의 유령’이 계속 배회할 것으로 보인다.

26일 치러진 브라질 대선 결선투표에서 집권 중도좌파 노동자당(PT) 후보인 지우마 호세프(66) 대통령이 재선에 승리했다. 호세프의 대항마였던 친시장주의적 아에시우 네비스(54) 후보는 “호세프 집권 시절 브라질 경제가 가난, 실업, 고물가로 어려움을 겪었다”며 호세프를 ‘과거의 유령’으로 묘사했다.

이를 반영하듯 브리질 헤알화는 연초 대비 8% 하락했다. 지난해 브라질 경상수지 적자는 국내총생산(GDP) 대비 3.6%를 보였다. 브라질월드컵 특수를 기대했지만 집값이 두배 이상 뛰면서 서민의 고충은 더 심해졌다.

남아공의 랜드화 역시 올들어 4% 하락했다. 남아공 경상적자는 GDP대비 6%에 이르고 국가채무도 증가일로다.

또 터키 리라화는 사상 최저치에 근접하고 있다. 리라화는 지난달 1일 달러당 2.15리라대였으나 한 달 만에 6% 이상 폭락했다. 터키 경제는 지정학적 리스크로 더 불안해지고 있다. 이슬람 수니파 무장조직 ‘이슬람국가(IS)’와 코바니 전투 등 국경에서 대립하면서 터키 실물경제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있다. 2분기 경제성장률은 2.1%로 전분기 4.7%에서 급락했다. 


▶인도 등 아시아 통화는 견조=반면 인도 루피아화 가치는 올들어 0.9% 상승했다. 경상수지 적자가 2012년 GDP대비 6.7%에서 지난 2분기 1.7%로 크게 개선된 덕이다.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와 라구람 라잔 인도중앙은행 총재의 쌍끌이 구조개혁이 결실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라잔 총재는 취임이후 물가상승 억제를 목표로 대대적 금융개혁을 추진했다.

또 지난 5월 취임한 모디 총리는 ‘메이크 인 인디아(Make in Indiaㆍ인도에서 만들어라)’라는 ‘모디노믹스’ 슬로건 아래 규제 철폐 등 친기업정책을 펼치고 있다. 뿐만 아니라 미국, 중국, 일본 등 전방위 투자외교도 성과를 내고 있다.

태국 바트화도 상대적으로 견조하다. 태국의 올해 경상수지는 흑자로 돌아설 전망이다.

▶미국 금리인상에 좌지우지=신흥국 통화에는 국내 요인 뿐만 아니라 세계경제 흐름에 큰 영향을 받는다. 지난해 5월 버냉키 쇼크(벤 버냉키 당시 Fed 의장의 양적완화 축소 시사 발언)로 신흥국 금융시장이 요동친 것이 대표적이다.

내년 예상되는 미국의 금리인상에 또 한번 신흥시장이 출렁일 수 있다. Fed는 오는 28~29일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양적완화 종료를 결정한다. 시장에서는 내년 중반 Fed가 금리인상에 나설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그동안 신흥국 통화는 미국, 일본, 독일 등 저금리 장기화 특혜를 누렸다. 그러나 경제회복이 완연한 미국이 금리 인상을 단행하면 달러로 세계 투자금이 몰리면서 신흥국 외환시장은 자금 유출과 통화 가치 하락을 피할 수 없게 된다.

설상가상으로 글로벌 자금의 ‘뉴욕행’은 원유와 철광석 등 원자재와 곡물 가격 하락으로 이어져 브라질처럼 자원 수출에 국력이 좌우되는 신흥국은 더 타격을 받을 수 밖에 없다.

브라운 브러더 해리만의 신흥시장 통화전략가 윈 틴은 “신흥시장은 줄다리기 양상을 보인다”며 “미국 경제회복과 유럽 경기침체에 따라 흔들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cheon@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