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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환율전쟁에서 살아남는 법-민경섭 현대증권 투자컨설팅센터 able컨설팅팀 연구위원
지난 4월 원/달러 환율이 30원 넘게 하락한 반면, 9월 이후 10월 초까지 60원 넘게 상승했다. 우리나라 수출기업의 평균 영업이익률이 3.7%임을 감안할 경우 한 달 남짓 되는 기간에 3~6% 변한 환율로 인해 기업이 대외거래에서 벌어들인 수익을 다 날려야 하는 경우도 생겼다는 뜻이다. 1년 동안의 환율 변동폭을 보면 좀 더 심각하다. 2010년부터 2013년 사이에 환율은 매년 평균 약 140원 변동했다. 변동률로는 평균 12.4%이다. 다시 말해 환율 움직임을 무시하고서는 대외 무역거래를 하기 어렵다는 의미이다. 아니 대외 거래뿐만 아니라 해외와의 투자거래에서도 반드시 환위험은 고려돼야 할 요인이다.

저금리가 장기화되면서 해외 상품에 투자하는 투자자들도 환 위험에 노출되기는 마찬가지다. 해외에서 원하는 수익을 올렸다 하더라도 다시 환전해서 돌려받을 때 환손실이 발생할 경우 오히려 마이너스 수익률을 보게 될 수 있다. 이런 이유로 해외투자를 하는 개인들도 환위험관리에 신경을 써야만 한다. 개인도 통화선물을 통해 환위험 헤지거래를 할 수 있다.

오래 전에 어떤 중소기업 사장과 대화를 하게 됐는데, 그 사장이 환위험관리에 대한 필요성을 설명하고 환위험 헤지를 위한 거래를 하는지 물어봤다. 그 사장은 “난 그런 거래 하지 않고도 잘해왔어요”라고 거침없이 대답했다. 실망스런 대답에 “아주 환투기를 잘하셨군요”라고 언짢은 대꾸를 하고 말았고, 그 사장님 역시 “아니 여보시오, 선물환이나 통화선물 같은 파생상품거래를 하는 것이 환투기지, 난 아무 것도 안 했다니까!”라고 역정을 내었다. 과연 누구의 말이 맞을까?

그 사장은 수출을 하는 사람이었고, 아무런 환위험관리를 하지 않고 사업을 했다. 정말 다행히도 당시에는 환율이 크게 변동하지 않았던 탓에 사실 큰 손실은 보지 않았다. 하지만 지금처럼 환율 변동성이 크다면 어떻게 됐을까? 매일 환율을 들여다보며 좌불안석이 됐을 것이다. 그 회사는 수출을 했기에 팔아야 할 달러를 가지고 있었다. 만약 환율이 올라가면 다행인데, 4월처럼 몇 십원씩 하락을 하면 큰 손실을 보게 된다. 즉, 환율이 내려갈지도 모르는데 아무런 환헤지 거래를 하지 않는다면 그건 그냥 환율이 올라가리라 믿고 있는 것이다. 즉, 환율이 상승하는 데 배팅을 하는 환투기를 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환위험을 가지고 있는 기업이 아무 것도 하지 않는다면 환투기를 하는 것과 똑같다.

외환 전문가들은 시장 상황을 보고 환율이 어떻게 움직일지 예측한다. 하지만 그들이 아무리 전문가라 하더라도 예측한대로 환율이 움직이지 않는 경우가 많다. 그만큼 세계 경제가 럭비공처럼 튀기 때문이다. 불확실한 미래로 인해 손실을 볼 수 있는 상황에 처해 있다면, 가능한 방법을 통해 불확실을 확실로 바꾸어 놓는 지혜가 필요하다. 기업이 처한 환위험을 원칙대로 헤지하는 것이 기업 가치를 높이는 방법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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