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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쌀값 10년만에 최대 하락폭…끝 모를 쌀값 폭락에 정부 골머리
[헤럴드경제=신창훈ㆍ원승일 기자] 햅쌀 산지 쌀값이 불안 불안하다. 정부는 내년 쌀 관세화를 앞두고 쌀값이 지나치게 떨어지지 않을지 우려하고 있다. 쌀값이 하락하면 정부가 농가에 보전해줘야 할 재정 규모가 커진다. 또 쌀값 안정을 위해 정부 비축량을 늘리는데 돈이 들어가고 재고부담도 져야 한다. 이래저래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

23일 농림축산식품부와 민간농업연구기관인 GS&J에 따르면 이달 15일자 햅쌀 산지 쌀값은 10일 전보다 4.6% 하락한 16만9668원(80KG당)이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하락률(3.5%)보다도 1.1% 높은 수치로 최근 10년 중 쌀값 하락폭이 가장 컸다.

이처럼 산지 쌀값이 하락하는 것은 올해 벼농사가 풍년인데다 쌀 수요가 해마다 줄어들고 있어서다. 정부의 쌀 재고량이 많은 것도 쌀값 하락의 원인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쌀 총생산량은 지난해보다 1.1% 줄었으나 평년보다는 3.5% 많은 418만4000t에 이를 전망이다.

농식품부는 내년 1인당 쌀 소비량이 64.4㎏으로 감소해 총 쌀 수요가 400만t 정도일 것으로 보고, 초과 공급분인 18만t을 전량 매입해 시장 격리 조치할 방침이다. 정부가 쌀을 사들여 시장에 내놓지 않는 방식으로 개입하는 것은 2010년 이후 처음이다.

정부는 또 실제 햅살 생산량이 418만t을 넘어서더라도 수요량(400만t)을 초과하는 물량에 대해서는 전량 사들인다는 계획이다. 강력한 시장개입을 통해 쌀값을 안정시키겠다는 뜻이다.

지금처럼 쌀값 하락세가 이어지면 그만큼 정부가 농가에 보전해줘야 하는 금액도 커진다. 정부는 쌀값(80KG 기준)이 18만8000원 아래로 내려가면 차액의 85%를 보전해 주는 쌀변동직불금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정부는 내년 쌀변동직불금 예산으로 3154억원을 책정해놓고 있다. 올해 10월부터 내년 1월까지 평균 쌀 가격이 16만3100원 이하로 내려간다면 정부의 예산 범위를 넘어서게 된다.

쌀 수요량을 초과하는 물량을 매입하는데도 돈이 들어간다.

올해 정부의 쌀 재고량은 38만t으로 지난해보다 23%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 물량은 언제라도 시장에 풀릴 수 있는 것으로 인식돼 수확기의 쌀 가격을 하락시키는 요인이다. 김경규 농식품부 식량정책관은 “정부는 밥쌀용 쌀을 시장에 방출하지 않을 것”이라며 “이것이 쌀값 안정을 위한 시그널”이라고 말했다. 정부 재고량이 늘어나더라도 쌀 가격이 더 떨어지지 않을 것이라는 의미다.

김명환 GS&J 농정전략연구원장은 “정부가 매입한 쌀을 시장에 방출하지 않는다면 향후 쌀 가격은 16만9000원 수준이 될 것”이라며 “하지만 이런 방식을 계속하면 재고가 증가하는 부작용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chunsi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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