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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저금리 시대 ‘일임형 랩어카운트’ 가 뜬다
특화서비스 · 안정적 수익에 수요급증…8월말 기준 총 평가액 72조1400억원


저금리ㆍ저성장 시대가 고착화하면서 ‘일임형 랩어카운트(wrap account)’에 대한 자산가들의 관심이 급증하고 있다.

최근 글로벌 환율 전쟁과 코스피 급락 등으로 시장 불안감이 높아지면서 고객별로 특화된 맞춤 서비스를 제공하는 일임형 랩어카운트의 수요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23일 한국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일임형 랩어카운트의 총 평가금액(계약자산)은 지난 8월말 기준 72조1400억원으로 집계됐다. 불과 2년만에 20조원 가까이 불어났다.


고객 수와 계약 건수도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 8월말에 전체 일임형 랩어카운트 고객수가 109만7000명이어서 현재 110만명을 돌파했을 가능성이 높다. 계약건수도 사상 처음으로 120만건 돌파에 성공했다.

랩 어카운트는 ‘포장하다(wrap)’와 ‘계좌(account)’의 합성어다. 주방에서 다양한 음식물을 포장할 때 사용하는 랩처럼 여러 투자 서비스를 한 곳에 묶어 제공하는 개인별 자산종합관리계좌를 말한다.

유형별로 크게 자문형과 일임형으로 나눌 수 있다. 자문형은 투자자문사가 투자에 대한 조언과 자문의 역할만 할 뿐 실제 주문은 고객이 직접 내야하는 방식이다. 일임형은 증권사가 고객 자산을 맡아 직접 운용해준다는 점에서 차이가 난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큰 인기를 얻은 자문형 랩은 2011년 유럽발 재정위기와 증시 폭락을 기점으로 평가금액이 9조원에서 2조원대까지 급감하면서 외면받는 상품으로 전락했다. 


반면 일임형의 인기는 꾸준히 늘고 있다. 증권사에서 자산 포트폴리오ㆍ운용ㆍ자문ㆍ사후 관리까지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는데다, 매년 안정적인 수익까지 올리고 있기 때문이다. 일부 상품의 경우 지난 5년 간 연평균 수익률이 20~30%에 육박한다. 최근 랩 상품의 최소 가입한도가 5000만원에서 3000만원대로 낮아지고 있고, 소액 적립식 상품이 등장한 점도 인기 상승의 원인으로 꼽힌다.

임동욱 신영증권 대치센터 팀장은 “일임형은 각 금융사별로 차별화된 투자철학과 고객자산관리 능력을 상품 서비스에 적용하기가 비교적 쉽다”며 “고객 입장에서도 종목 선정이나 운용에 대한 부담이 특별히 없는 점이 장점”이라고 설명했다.

투자 전략이나 자산군에 따라 다양한 상품을 선택할 수 있는 점도 일임형 랩어카운트의 매력이다. 특히 중위험ㆍ중수익에 대한 수요가 높아지면서 ELS랩이 주목받고 있다.

대신증권은 최근 매월 적금을 넣듯 지수형 ELS에 적립식으로 투자하는 ‘대신밸런스 적립형 지수ELS 랩’을 출시했다. 랩 상품과 주가연계증권의 장점을 결합한 삼성증권의 ‘자문형 ELS랩’은 연 8%의 꾸준한 성과를 내고 있다.

랩어카운트 투자 시 유의할 점도 적지 않다.

이윤재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 연구위원은 “무엇보다 랩어카운트 자체에 대한 이해도를 높일 필요가 있다”며 “증권사별로 리스크관리 시스템을 갖췄는지, 자산관리 특화 프로그램을 따로 보유하고 있는지 여부 등도 꼼꼼히 체크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임동욱 팀장도 “자신의 투자성향에 맞는 금융사와 랩 상품을 선정하면 최소 2~3년 이상 긴 호흡을 갖고 결실을 맺을 때까지 기다리는 인내심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양대근 기자/bigroot@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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