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사설> KB금융 차기 회장, 내부인사 경쟁력 증명해야
KB금융지주 차기 회장에 윤종규 전 KB금융 부사장이 선출됐다. 당초 하영구 한국씨티은행장이 유력후보로 점쳐졌지만 사외이사 9명으로 구성된 회장후보추원위원회의 선택은 윤 내정자였다. KB금융의 과제와 비전 설명에서 모든 사외이사가 고개를 끄덕일 정도로 압도적이었던 프레젠테이션(PT)이 결정적 작용을 했다는 후문이다. ‘고졸 신화’로 유명한 윤 내정자는 행원부터 출발하진 않았지만 임직원들이 ‘내부 출신’으로 받아들일 정도로 조직원들로부터 신망을 얻고 있다. 삼일회계법인 부대표 시절인 2002년 고(故) 김정태 국민은행장이 그를 영입해 KB와 인연을 맺었고, 2010년 어윤대 KB금융 회장에게 다시 발탁됐을 정도로 검증된 인물이다. 재무ㆍ영업ㆍ전략 부문을 두루 거치며 KB금융의 문제점과 해법에 정통한 윤 내정자가 KB금융호(號)의 새 선장으로 낙점된 것은 다행스런 일이다.

KB금융지주는 2008년 설립 이후 황영기ㆍ 어윤대ㆍ임영록 등 3명의 회장이 선임되는 동안 모두 정권이나 ‘모피아’의 보이지 않는 손이 좌지우지했다. 낙하산 회장은 혼자 오지 않는다. 자신을 배려해준 세력이 보내는 사람들을 행장, 부행장, 사장, 부사장 등 임원으로 꽂아넣었다. 자신의 자리를 위협할 만한 내부의 유능한 최고경영자(CEO) 후보들을 내쫓아 후계자 양성의 싹도 잘라버렸다. 3년마다 이런 일이 반복되다 보니 줄서기, 눈치보기만 만연할 뿐 주인의식을 갖고 조직의 발전에 헌신하는 임원들을 찾아보기 어려운 지경이 된 것이다. 그러는 사이에 리딩뱅크였던 국민은행의 위상은 바닥권으로 추락해 고객의 신뢰로부터 멀어졌다. 주전산기 교체가 빌미가 된 임영록 회장과 이건호 행장의 내분도 이런 구태가 반복된 것에 불과하다. 이번에도 일부 후보에 정치권 지원설이 불거지는 등 잡음이 없지 않았지만 내부 출신 인사가 최종 선출된 것은 이같은 낙하산의 굴레에서 벗어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는 데서 의미가 크다.

윤 내정자 앞에는 만신창이가 된 KB금융의 고객 신뢰 및 수익성 회복, 그리고 낙하산 인사의 폐해를 원천 차단할 지배구조의 확립 등 산적한 과제가 놓여있다. ‘인사가 만사’라 했다. 이 모든 과제의 첫 걸음은 국민은행장 인선 등 후속인사에서 떼야한다. 정치권과 금융 당국의 외압과 여기 저기서 쇄도할 청탁을 배제하는 공정한 인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오직 KB금융의 경쟁력을 높일 인사 발탁에 주력해야 한다. 윤 내정자는 전문성 있는 내부인사가 KB금융을 어떻게 변모시키는 지 실제로 증명해 내야 할 것이다.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