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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北 대미 인질외교 시동…미국인 1명 석방 2명 억류중
[헤럴드경제=신대원 기자] 북한이 대미 인질외교의 시동을 걸었다. 미국 국무부와 백악관은 북한이 6개월 동안 억류했던 미국인 제프리 에드워드 파울(56)을 석방했다고 21일(현지시간) 밝혔다.

마리 하프 미 국무부 부대변인은 “파울이 풀려나 북한을 떠나 고향에 있는 가족을 향해 돌아오고 있다”며 “북한 당국의 석방 결정을 환영한다”고 밝혔다.

조시 어니스트 백악관 대변인은 “파울의 석방은 긍정적 결정”이라며 “그렇지만 우리는 케네스 배와 매튜 토드 밀러가 아직도 계속 수감돼 있다는 점에 집중하고 있다. 북한 당국에 다시 한 번 이들도 즉각 석방할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북한은 한국계 미국인 케네스 배(배준호·56)를 2012년 11월 이후 2년 가까이 억류하고 있으며 매튜 토드 밀러(24)는 지난 4월 체포해 지금까지 억류중이다.

북한이 억류중인 미국인 1명을 우선 석방한 것은 본격적인 ‘대미 인질외교’에 나서겠다는 신호로 풀이된다.

북한은 1994년 보비 홀 준위가 휴전선 인근에서 헬기 비행을 하다 추락해 억류됐을 때 빌 리처드슨 전 뉴멕시코 주지사의 방북과 석방교섭 끝에 풀어준 것을 시작으로 억류 미국인을 미 고위급인사의 방북 이후 풀어주는 패턴을 반복해왔다.

미국인 여기자 2명이 억류됐을 때는 빌 클린턴 전 대통령, 아이잘론 말리 곰즈가 억류됐을 때는 지미 카터 전 대통령이 북한을 방문해 석방을 이끌어냈다.

이 때문에 북한이 미국인 3명을 동시에 억류하고 있을 때에도 미국의 고위급인사의 평양 방문과 석방 수순을 거친 뒤 북미대화 재개 카드로 활용할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됐다.

북한이 파울을 석방한 것은 2명의 미국인을 억류하고 있는 상황에서 고령에다 혐의가 비교적 가벼운 파울을 풀어줌으로써 향후인질외교 협상과정에서 우위를 차지하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케네스 배는 국가전복음모죄로, 밀러는 입국검사 과정에서 관광증을 찢는 등 북한 법질서를 위반했다는 혐의로 억류중인 반면 파울은 출국하기 전 숙소에 성경을 두고 떠났다는 이유로 체포됐다.

북한은 또 지난해 12월에는 한국전쟁에 참여했던 미국인 메릴 뉴먼(85)을 나이와 건강상태를 고려했다며 추방하기도 했다.

하프 부대변인은 파울의 석방 배경에 대해 “왜 이런 결정을 내렸는지, 왜 지금 석방하는지 등에 대해서는 북한측이 직접 설명할 것”이라며 말을 아꼈다.

shind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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