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인 후보별 90분간 심층 면접
3분의2 득표자 오늘 1인 윤곽
외부힘 배제…2·3차투표 예상
내달21일 임시주총서 최종선임

윤종규·하영구 2强구도속
김기홍·지동현 뒷심 발휘


22일 오후 임직원 2만5000여명의 거대 KB금융그룹을 이끌 차기 회장의 윤곽이 드러난다.

KB금융 회장후보추천위원회는 이날 서울 명동 KB금융 본사에서 최종 회장 후보 1인을 선정하기 위한 예비 후보 4명을 대상으로 심층 면접에 돌입했다. 특히 이번에는 관피아나 정피아 논란으로 정치색이 배제된데다 뚜렷하게 독주하는 후보가 없어 그 어느 때보다 면접결과가 중요해졌다.

▶90분 면접 “승패 가른다”=최종 면접은 4명 후보 1인당 90분의 심층 면접으로 진행됐다. 후보자는 회추위원 9명과 끝장토론을 하듯 치열한 논리 게임을 펼쳐야 했다.

후보는 A4 2장 분량의 자필 자기소개서만 제출했다. 회추위원들은 자기소개서 외 자료는 준비하지 말라고 주문했다. 자료에 의존한 답변이 아니라 후보들이 평소 가지고 있는 소신과 능력에서 비롯한 진솔한 답변을 듣고 싶다는 의중에서다.

회추위원들도 후보들에게 던질 질문을 사전에 조율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면접을 치르면서 후보들의 자기소개서를 토대로 즉흥적으로 질문을 던지겠다는 것이다.

회추위원의 돌발적인 질문에 얼마나 소신있고 진솔하게 대답하느냐에 따라 승패가 결정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차기 KB금융 회장의 최대 당면과제가 흐트러진 조직의 안정화인 만큼 합리성과 조직에 대한 이해도 및 충성도가 주요 평가기준이 될 전망이다.

KB금융은 심층 면접을 진행한 후 곧바로 회추위 회의를 소집, 최종 후보를 선정할 예정이다. 회추위원 9명 중 3분의 2 이상(6표)을 얻는 후보가 차기 회장으로 선임된다. 만약 1차 투표에서 6표 이상 받은 후보가 나오지 않으면 최소 득표자를 차례로 제외한 후 2, 3차 투표가 진행된다.

▶윤종규 對 하영구, 승자는 누구?=이번 KB금융 회장 인선에선 청와대나 금융당국 등 외부의 입김이 배제되면서 1차 투표로 결론이 나지 않을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고 있다. 유력 후보가 예전만큼 선명하게 보이지 않는다는 뜻이기도 하다. KB금융 및 외부 금융 관계자들의 전언에 따르면, 막판 판세는 2강(윤종규, 하영구) 1중(김기홍) 1약(지동현)으로 요약된다.

2강 후보로 거론되는 윤종규 전 KB금융 부사장과 하영구 한국씨티은행장은 내ㆍ외부 인사의 대표격으로 보여진다. 최종 후보 결정이 내부인사와 외부인사 간 대결구도가 된다면 결국 윤 전 부사장과 하 행장의 대결로 갈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현재는 내부출신이 차기 회장이 돼야 한다는 여론에 힘입어 윤 전 부사장이 다소 우세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윤 전 부사장이 차기 회장으로 선임되면, 4대 금융지주 회장 중 3명이 성균관대 출신으로 채워져 금융권은 ‘성대 천하’가 된다. 현재 4대 금융지주 회장 중 한동우 신한금융지주 회장(서울대)을 제외하고는 이순우 우리금융지주 회장,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이 모두 성대 출신이다. 하 행장은 서울대 출신이다.

1중 후보인 김기홍 전 국민은행 수석부행장은 뒷심을 발휘하고 있다. 지동현 전 KB카드 부사장도 이건호 전 국민은행장과 비슷한 이력에도 불구하고 그의 합리성이 부각되면서 일부 회추위원의 지지를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소연 기자/carrier@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