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스권 장세를 벗어나지 못하는 국내 주식시장과는 달리 주요 선진국 증시가 선전하면서 투자자들의 관심이 해외주식으로 쏠리고 있다. 지난 5년간 국내 투자자의 해외투자 규모가 2배 가까이 증가했다.

22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올들어 지난 20일까지 국내 투자자의 해외주식 직접 투자 규모는 모두 57억1569만달러(약6조272억원)로 집계됐다. 이는 2009년 연간 해외주식 투자 금액인 30억8249만달러의 2배에 가까운 수준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 해외주식 투자 금액(44억9393만달러)과 비교해도 27.19% 늘어난 것이다.

지역별로는 미주지역에 대한 투자 금액이 가장 많았다. 국내 투자자들은 올해 들어 미주 주식 37억9511만달러 어치를 사들였다. 중국ㆍ일본 시장이 포함된 아시아지역에는 14억6979만달러, 유럽 및 아프리카지역에는 4억5449만달러를 투자했다.

국내 투자자의 해외 투자가 눈에 띄는 성장세를 탄 것은 지난해부터다. 연간 해외주식 직접투자 금액은 2012년 29억577만달러에서 지난해 56억2676만달러로 껑충 뛰었다.

이처럼 국내 투자자들이 해외 기업의 주식을 직접 사들이기 시작한 이유는 국내 증시가 장기간 박스권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반해 미국과 일본, 유럽 등 주요 선진국이 지난해 높은 주가 수익률을 보이자 투자자들이 해외 증시로 눈을 돌린 것이다.

조만간 후강퉁(상하이-홍콩 거래소 간 교차매매 허용정책) 시행으로 중국 본토A 주식에 직접 투자할 수 있는 길까지 열리게되면서 해외 주식 투자에 대한 열기가 더욱 뜨거워질 것으로 전망된다.

전문가들은 해외 주식을 살 때 국가마다 경기 주기가 있다는 점을 고려해 전략적인 투자에 나서야 한다고 권고한다. 실제로 지난해 높은 주가 수익률을 기록한 주요 선진국 증시가 올해 들어서는 대부분 마이너스를 내며 부진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일본 주식(닛케이225 기준)과 유럽 주식(MSCI 유럽지수)은 연초 이후 각각 -9.53%, -4.85%를 기록했다. 미국 주식(S&P 500)도 연초 대비 1.68% 오르는데 그쳤다.

손수용 기자/feelgood@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