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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데이터랩] 中 e결제 49% 삼킨 알리바바…핀테크〈 finance + technology 〉시대 핀치몰린 韓금융
시총 2,314억弗 IT공룡 알리바바
MMF 83조 등 금융시장 점유율 잠식
텐센트·바이두는 소액대출 서비스도

불황·경쟁력 감소 ‘내우외환’ 한국금융
인력감축 심각…시장성숙도 세계 80위 뚝
내달 출시 뱅크월렛카카오도 거센 도전


“미래의 금융은 이제 IT기업으로 통한다.”

정보통신(IT)기술이 금융 서비스를 주도하는 ‘핀테크(fintech)’ 시대가 현실화 하고 있다. 핀테크는 금융(finance)과 기술(technology)의 합성어로, IT와 금융을 융합한 새로운 서비스 산업을 말한다. 이를 테면 모바일 플랫폼을 통해 지급결제ㆍ송금ㆍ자산관리까지 다양한 금융 활동이 가능해지는 것이다. 이런 시대적인 변화 속에서 글로벌 IT 기업에 맞서야 하는 우리 금융산업의 현주소는 어떨까.

▶‘사면초가’ 韓 금융…약진하는 中 기업= 현재 한국 금융업은 업계의 장기 불황으로 인한 경쟁력 감소로 ‘내우외환’에 시달리고 있다.

한국은행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은행ㆍ보험ㆍ증권 등을 포함한 전체 금융산업의 당기순이익은 2011년 21조5000억원에서 지난해 10조원 수준으로 급감했다.

인력 감축은 심각한 수준이다. 국내은행(특수은행 포함)에 소속된 임직원수는 총 작년말 기준 13만5259명으로 전년도(13만7593명)보다 2334명이나 줄었다. 증권회사 임직원수도 3만9441명을 기록하며 2009년 이후로 4년만에 다시 3만명대로 내려갔다. 세계경제포럼(WEF)이 매년 발표하는 ‘금융시장 성숙도’ 순위에서 한국 금융은 2007년 27위에서 올해 80위까지 떨어졌다.

이처럼 한국 금융이 뒤쳐지는 사이 글로벌 IT 기업은 빠르게 금융 시장에 진출하고 있다. 특히 중국 기업들의 행보가 눈에 띈다. 중국 전자상거래업체인 알리바바는 지난달 뉴욕 증시에 상장하자마자 시가총액 2314억달러(약 241조6000억원)를 기록하며 구글(4060억달러)에 이어 전세계 인터넷 기업 중 시총 2위에 올랐다.

막대한 자본력과 네트워크를 앞세운 중국 IT 기업들은 금융산업의 점유율을 점차 넓혀가고 있다. 알리바바를 비롯해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기업인 텐센트, 검색 서비스 기업 바이두는 지급 결제는 물론 온라인 머니마켓펀드(MMF), 소액대출 등 다양한 금융 서비스를 현재 제공하고 있다. 이들은 모두 지난 3월 중국 정부의 민영은행 시범 사업자로 선정됐다.

단기 성과도 눈부시다. 알리바바의 온라인 전용 MMF인 ‘위어바오’는 출시 9개월 만에 가입자 8000만명과 수탁금 83조원을 달성했고, 알리바바에서 온라인 결제서비스를 담당하는 알리페이는 작년 기준 온라인 결제 시장의 48.7%를 점령했고, 8억명이 넘는 사용자 확보에 성공했다. 알리페이가 한국 시장에 진출하면서 국내 카드사들은 보조사업자로 전락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규제 완화ㆍ경쟁력 강화 등 넘어야 할 산 많아= 하지만 국내 금융사는 이 같은 거대한 시장의 변화에 사실상 속수무책인 상황이다. 현재 국내 핀테크 분야에서 가장 활성화돼 있는 분야로 뱅크월렛(전자지갑)이 꼽히지만, 멤버십이나 신용카드 포인트 관리 등에 주로 이용되고 있고 결제 기능 활용도는 낮은 편이다.

내달 6일 출시를 앞두고 있는 ‘뱅크월렛카카오’도 금융사의 경쟁자로 떠오르고 있다. 카카오톡에 기반한 뱅크월렛 카카오는 기존 은행계좌와 연계된 가상 전자지갑을 만들어 송금과 소액 결제 등이 가능한 금융서비스다.

오동환 삼성증권 연구원은 “기존에도 비슷한 기반의 송금 서비스가 있었지만 실패한 반면 뱅크월렛카카오는 인지도와 안정성 측면에서 문제가 없을 것”이라며 “특히 이번 서비스가 시작되면 계좌번호를 물어보는 불편함 없이 카카오톡으로 바로 축의금을 전달할 수 있기 때문에 새로운 부조 문화로 자리잡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그렇다면 한국 금융사들이 나아갈 방향은 무엇일까. 한 업계 전문가는 “한국 금융사들의 안이한 현실 인식을 감안할 때 핀테크 혁명은 국내 금융업종에 기회보다는 위기의 형태로 다가올 것”이라며 “금융사들은 지금이라도 적극적인 인수ㆍ합병(M&A)과 금융업 본연의 핵심 경쟁력 극대화, 빅데이터 활용을 통한 고객창출 및 리스크 관리 등 유비무환의 자세가 절실하다”고 지적했다.

여기에 금융업법과 여신전문법 등 엄격한 규제와 보안 문제 등도 넘어야 할 과제로 꼽힌다. 이를 위해 최근 정부에서는 공인인증서 폐지와 액티브엑스 폐지 등 핀테크와 관련한 제도 완화과 규제개혁안을 발표하는 등 분주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양대근 기자/ bigroot@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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