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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쉼표> 인천 장애인 아시안게임
뇌성마비로 실의에 빠져 열다섯살 때 ‘스무살까지만 살고 싶다’고 했던 한 소녀가 있었다. 하지만 열아홉 늦은 나이에 초등학교에 입학하고 스물여섯이 되었을 때 선생님 권유로 육상을 시작해 의욕을 되찾고, 서른일곱에 장애인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지난 19일 인천 아시아드주경기장에서 열린 여자 200m T36등급 결선에서 금메달을 목에 건 전민재 선수의 이야기가 화제다. 말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전 선수는 미리 준비한 편지에서 “힘들고 지쳐 주저않고 싶을 때 노력은 배신하지 않는다”고 격려했던 감독에 감사한다며 “못생긴 전민재 선수가~ ㅋㅋㅋ”라고 말해 또 한번 가슴을 울렸다.

장애인 스포츠가 시작된 것은 2차 세계대전 직후 부상자의 회복과 자활을 위해 스포츠재활의학이 도입되고 1948년 런던올림픽에서 휠체어 양궁대회를 연 것이 효시다. 1960년 제1회 장애인올림픽이 열렸고, 1976년 토론토대회에서부터 다양한 장애를 가진 선수들이 참가하는 종합대회로 확장됐다. 아시아에선 1975년 일본 오이타에서 열린 극동ㆍ남태평양장애인스포츠대회(FESPIC)가 효시이며, 1982년홍콩대회부터 하계장애인올림픽 개최년도 중간 해에 열리기 시작했다. 이번 인천 대회가 11회째다.


지난 18일 개막한 이번 인천대회에는 41개국 6000여명이 참가해 오는 24일까지 일주일 동안 기량을 겨룬다. 여기에 나서는 선수들은 하나하나가 감동의 스토리를 갖고 있다. 판교테크노벨리 환풍구 사고 등 우울한 소식과 가을철을 맞아 단풍과 축제, 운동회를 즐기는 인파가 전국을 수놓는 혼란스런 시절, 장애인 선수들의 감동적인 인간승리에 좀더 관심을 가져보았으면 좋겠다.

이해준 선임기자/hj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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