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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韓 주춤하는 사이 中 크루즈선 까지 넘보나
-중국 조선사 CSSC, 미국과 손잡고 크루즈선 시장 진출
-유럽 조선사가 장악한 크루즈선 시장에 도전장
-신조 성공할 경우 韓보다 앞서가…국내 조선사 수익성 이유로 엄두도 못내




[헤럴드경제=박수진 기자] 유럽 조선사가 장악하고 있던 크루즈선 신조 시장에 중국이 도전장을 내밀었다. 크루즈선은 기술력은 물론 선박 내부의 내장재 및 인테리어를 대부분 수입해야한다는 애로 때문에 국내 조선업계가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는 분야다. 중국이 크루즈선 신조에 성공할 경우 조선 분야 내에서 중국의 입지는 더욱 넓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19일 외신에 따르면 중국 최대 국영조선그룹 CSSC는 최근 미국 크루즈 선사인 ‘카니발 코퍼레인션’과 크루즈선 건조 합작 조인트벤처(JV) 설립을 위한 업무협약(MOU)를 체결했다.

이번 MOU는 중국 크루즈선 산업의 발전과 시장 성장에 목적을 두고 있다. 이들이 설립할 조인트벤처에는 이탈리아 국영조선그룹 ‘Fincantieri’도 포함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이 미국, 이탈리아와 손잡고 크루즈선 신조 시장에 나서는 셈이다. 

STX유럽이 건조한 세계 최대 크루즈선 ‘오아시스호(Oasis of the Seas)’의 모습.

조인트벤처는 중국에 설립될 예정이다. CSSC 산하 조선소가 크루즈선의 설계와 건조를 모두 맡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 선박이 실제로 건조될 경우 중국 최초의 크루즈선이 된다.

미국 카니발코퍼레이션은 세계적 수준의 크루즈선 신조를 위해 디자인 및 신조 관련 노하우를 중국에 적극 전수하겠다는 계획이다.

또한 크루즈선 신조 뿐만 아니라 합작 조인트벤처를 통해 중국 내 크루즈 선사를 설립하고 이에 걸맞는 항만 인프라 개발, 인력 양성, 공급망 및 물류 인프라 조성 등의 작업도 진행해 나갈 방침이다.

미국, 유럽 등 크루즈업계 유력 회사들이 기술력이 검증되지 않은 중국과 크루즈선 신조를 함께하기로 결정한 배경에는 중국 크루즈 시장의 전망이 밝기 때문이다.

업계에 따르면 중국의 크루즈 시장은 2020년까지 승객 수가 약 450만명까지 증가해 세계 최대 규모 수준에 육박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중국 내 크루즈 여행 수요증가 추세에 따라 금명간 미국 다음으로 세계 2위 규모의 크루즈 시장으로 성장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크루즈선은 초대형 유조선(VLCC)보다 부가가치가 9배 가까이 높은 고부가가치 선종이다. 선가도 척당 5~10억 달러에 달한다. 하지만 세계 1위 조선강국인 한국의 크루즈 산업은 여전히 정체 상태다. 아직까지 순수 국내 기술로 크루즈선을 건조한 경험이 없다.

삼성중공업이 지난 2009년 미국 크루즈선사 유토피아가 실시한 11억달러 규모 크루즈선 건조 입찰에서 계약대상자로 단독 선정됐지만 선주사의 자금난으로 결국 계약은 무산됐다. STX유럽이 아커야즈를 인수해 크루즈선 건조에 나선 적은 있지만 국내 기술로 보긴 어려웠고 그마저도 STX그룹의 해체로 더이상 기술 확보가 어려워졌다.

국내 조선업계가 크루즈선 시장에 명함을 내밀지 못하는 이유는 수익성 때문이다. 크루즈선은 선가가 높은 만큼 원가 부담이 상당하다. 세계 최고 수준의 크루즈선을 만들기 위해서 내부 인테리어도 자재도 유럽에서 모두 수입해와야 하는데 구매 비용은 물론 물류 비용도 만만치 않다. 특히 최근 계속되고 있는 조선업 불황기에 원가 부담이 리스크가 큰 크루즈 사업에 뛰어드는 것은 무모한 도전에 가깝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크루즈선 사업은 한국 조선업계에는 아킬레스건과 같다. 조선 강국임에도 크루즈선을 한 척도 건조하지 못한 것은 안타까운 일”이라면서도 “하지만 수요가 담보되지 않고 원가 부담도 큰 사업을 시작하기에는 큰 부담이 있다. 이런 문제는 중국도 마찬가지다. 중국 업체가 크루즈선 설계와 건조를 글로벌 수준에 맞게 진행할 수 있을지도 두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sjp10@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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