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박병국 기자] 우리나라 공항 운영의 양대 축을 형성하고 있는 한국공항공사와 인천국제공항공사가 사업전략을 두고 서로 집안싸움으로 소모전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이를 중재할 국토교통부가 수수방관하고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박수현 의원(새정치민주연합ㆍ충남 공주)의원에 따르면 한국공항공사는 ‘국민의 편익도모와 해외자본의 국내 투자활성화, 관광활성화를 위해서는 운항거리를 현행 2,000㎞에서 3,000㎞로 늘리고 저비용항공(LCC)의 운항편수를 늘리는 Two-Port 전략이 중심이 돼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인천국제공항공사는 ‘동북아 허브공항으로 진입할 수 있도록 글로벌 경쟁력 확보라는 측면에서 인천공항을 중심으로 한 One-Port 전략을 세워 정부의 집중적이고 정책적인 지원이 있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 같은 주장의 배경을 보면, 인천국제공항공사의 Two-Port 전략이 중심정책이 되어야 한다는 주장에는 만약 One-Port 전략이 중심정책전략이 되면 중국ㆍ일본과 벌인 ‘동북아 허브공항’의 선점 경쟁에서 탈락하게 될 것이라는 위기감이 자리하고 있다는 것이 박 의원 측의 설명이다.

한국공항공사 경우는 인천국제공항공사의 주장대로 One-Port 전략이 채택되고 국내공항산업이 조만간 포화상태에 이르게 되면 더 이상의 성장 동력을 찾을 수 없다는 위기감을 느끼고 있다는 것이 박 의원측의 분석이다.

이와 함께 한국공항공사는 상업시설로 이용되던 옛 국제선 청사의 임대 재계약을 포기하고 사업비 수십억 원을 들여 리모델링을 할 계획을 진행 중이다.

만약 인천국제공항공사가 주장하는 대로 One-Port 전략이 채택된다면 정확한 예측 없이 예산을 낭비했다는 비판을 면하기 어려운 처지가 된 것이다.

박 워원 측은 “팽팽한 의견충돌 속에 각자의 목표에 따라 평행선을 달리고 있는 인천국제공항공사와 한국공항공사의 대립은 결국 어느 한쪽의 국고 낭비를 불러올 수밖에 없다”면서, “런데 이처럼 한국공항공사와 인천국제공항공사가 대립이 격화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중재할 책임을 가진 국토교통부가 수수방관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박의원측은 이에 대한 근거로 항공산업을 대표하는 두 기관이 서로의 의견을 논의하고 조율한 적이 단 한 번도 없고, 관리기관인 국토교통부와의 논의조차 없었다는 것을 들었다.

박 의원은 “미래 국가발전에 핵심이 되는 중요한 항공산업이 중대한 기로에 서 있는데 이를 중재하고 대책을 세워야 할 국토교통부와 정부가 수수방관하고 있는 것은 무책임의 전형이다.”며 “더 이상 국내 항공산업의 위기가 심화되지 않도록 정부의 조속한 대책마련이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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