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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가 쇼크에 정유ㆍ화학ㆍ태양광 등 에너지株 ‘반토막’…투자자들 ‘패닉’
[헤럴드경제=양대근 기자] ‘강달러’로 촉발된 유가 하락과 업황 부진의 여파로 정유ㆍ화학 등 국내 에너지업종 주가가 연일 급락하며 자본시장에 큰 충격을 주고 있다. 관련 주식이나 주가연계증권(ELS)에 자금을 넣었던 개인투자자들은 사실상 ‘패닉’ 상태에 빠지는 등 후폭풍도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서부텍사스산원유(WTI)를 비롯해 브렌트, 두바이 등 국제 3대 유가는 10월 들어 배럴당 80달러 초반대까지 급락했다. 지난 6월말 배럴당 110달러에 육박했던 것에 비하면 25% 가까이 떨어진 것이다.

슈퍼 달러에 대한 우려는 수그러들고 있지만 이번에는 수급 우려가 유가 하락을 주도하고 있다. 


고은진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이달 들어 가속화된 유가 급락은 수급 불균형에 대한 우려에서 기인한다”며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공급량이 늘어나는 반면, 유럽과 중국은 경제 둔화로 원유 수요가 줄고 있어 단기간에 수급이 좋아지기 어려울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당분간 80달러 초반대에서 공방이 예상되며 90달러대 회복은 만만치 않아 보인다”고 덧붙였다.

유가 충격에 정유ㆍ화학주는 직격탄을 맞았다. 유가가 떨어지면 원유를 수입해 정제한 석유 제품을 다시 판매하는 정유사의 정제마진도 동반 하락한다.

주요 에너지 기업으로 구성된 ‘코스피200 에너지/화학지수’는 연초 대비 20% 넘게 빠졌다. 같은 기간 코스피 하락률 2%대를 크게 밑돌고 있다.

개별 기업의 상황은 더 심각하다. 연초 13만원선이던 SK이노베이션 주가는 7만원대까지 떨어졌고, S-Oil도 같은 기간 46% 넘게 빠졌다.

태양광ㆍ전기차 등 신재생에너지 관련 산업 역시 연쇄적인 충격을 받고 있다. 화석연료를 대체할 것으로 기대를 모았던 태양광주는 유가 하락으로 화력발전 비용이 낮아지면서 가격경쟁력이 약화되고 있고, 전기차 업종도 휘발유 가격 인하로 매력도가 크게 떨어진 상황이다.

OCI의 경우 마지노선으로 여겨졌던 9만원선이 한때 붕괴되는 등 최근 한 달 동안 30% 넘게 급락했다. 전기차 배터리를 생산하는 LG화학과 삼성SDI도 20%가 넘는 주가 하락에 고전하고 있다. 


에너지 업종의 동반 추락으로 관련 주식이나 ELS에 투자했던 투자자들에게는 ‘원금손실 경보’가 내려졌다. 실제로 2011년 이들 종목을 기초자산으로 발행된 상당수 ELS는 이미 ‘녹인 배리어(원금손실구간)’에 진입했다.

통상 ELS 발행사는 기초자산이 되는 주식을 매수하면서 주가 하락에 적극적인 대응 정책을 펼치지만, 주가가 녹인 배리어에 진입하는 순간 매수 물량을 한꺼번에 청산하면서 주가가 다시 급락하는 악순환이 발생하게 된다.

곽진희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정유업체는 단기적으로 재고 손실이 예상되고 , 태양광과 전기차 산업도 성장 속도가 둔화되는 등 부정적인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다만 내년 하반기부터는 반등 가능성이 점쳐진다. 


이응주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세계 경기 여건을 감안하면 2015년에도 석유화학 시황의 빠른 회복을 기대하기는 힘들지만 현재 주가에 충분히 반영돼 있고, 하반기부터는 중국의 과잉재고 문제가 해소될 것으로 전망된다”며 “이익 성장이 예상되는 LG화학, 휴켐스 등 친환경 테마 개별주를 중심으로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bigroot@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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