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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상읽기-장용동> 부동산 부양, 잘 될까
최(崔)노믹스의 4개월 실험결과는 아직 회의적이다. 반짝 달아올랐던 자산시장이 이를 단적으로 말해준다. 종합주가지수가 2100선으로 치닫던 증시는 원위치, 1900선을 헤매고 거래가 2배이상 늘면서 해빙무드를 탔던 부동산 시장도 점차 약발이 떨어져 외화내빈신세다. 실물경기의 호전소식은 여전히 감감하다. 8월 전체 산업생산이 석 달만에 감소세로 돌아섰고, 기업설비투자는 전월 대비 10.6% 낮아져 11년 7개월만에 최저치로 떨어졌다. 고용은 다시 감소하고 자영업 매출은 계속해서 곤두박질이다. 한국은행이 올 경제성장률을 3.8%에서 3.5%로 낮춘 것도 같은 이유다.

세상이치가 그렇듯이 나홀로 뜨는 장세는 없다. 국내외적으로 복합변수가 연계, 선순환 고리가 형성되어야 한다. 최노믹스의 선봉에 선 부동산 시장 부양만 해도 그렇다. 일부 우려에도 불구하고 총부채비율(DTI)과 주택담보대출비율(LTV)을 풀어 매수를 유도하고 재건축 연한을 단축해 재고주택시장을 살리려 애를 썼다. 그 결과 거래를 늘리고 일부 매수세를 시장에 끌여들이는데 부분적으로 성공한게 사실이다. 청약자격 및 순위 단순화를 통해 신규분양시장을 부추기는 효과도 얻었다.

하지만 이같은 응급 부양책으로 부동산 시장 및 더 나아가 경제를 회복시키는 것은 역부족이다. 미국은 2012년 월가의 부동산 투기자본을 주택시장에 대거 끌어들인다. 미국정부 지원아래 압류주택 재고를 대량으로 매입도록 유도, 시장을 떠받혔다. 여기에 중국자본이 대거 가세, 시애틀, 플로리다, 라스베거스 등 미국의 주요 도시권 주택가격이 바람을 타면서 상승폭을 키웠다. 지난해 미국 주택시장은 2009년 최저점 대비 35%가 상승했고 한달 주택판매량은 560만채에 달할 정도로 상전벽해가 됐다. 이는 곧 미국 경기회복의 1등 공신이 됨은 물론이다. 하지만 미국 경제는 재차 균열조짐을 보이고 있다. 소비판매는 8개월만에 첫 감소세로 돌아섰고 생산자물가지수 역시 13개월만에 하락세를 보인 가운데 3분기 경제성률이 3%에도 미치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4차 양적 완화까지 거론될 정도다. 

우리의 경우 초저금리 여파까지 겹치면서 부동산 시장 부양의 효과가 지난 3개월간에 걸쳐 나타났다. 가격이 오르고 신규분양 청약경쟁이 수백대 1에 달할정도로 부양된게틀림없다. 일부 금융자산이 풀려나오면서 일부 오피스텔등 수익성 부동산에 자금이 몰려 부양에 보탬이 된게 사실이다. 경매시장조차 덩달아 낙찰가가 뛰어 올랐다. 하지만 경제가 밑바침되지않는 일시적 부동산 부양은 사상누각에 불과하다. 이달 들어 강남 재건축으로 대표되는 재고주택시장은 가격이 빠지면서 거래 불발로 이어지고 일부 유명 아파트는 1,2순위 청약에서 전평형이 미달되는 사태가 빚어지고 있다. 반짝 거품에 불과할 공산이 커지고 있는 것이다.

주택정책은 철학과 신뢰의 문제이기도 하다. 이를 마약처럼 활용하러든다면 그건 되레 사안을 더욱 복잡하고 꼬이게할 뿐이다. 재건축 연한단축만해도 그렇다. 정부가 재고주택시장을 부동산시장 부양의 당근으로 활용, 불신만 잔뜩키웠을 뿐이다. 경제규모가 적고 건설산업이 바닥경제를 주도하던 개발시대의 부동산 부양은 경기회복에 절대적이었다. 하지만 지금처럼 스마트 경제가 주도하는 국면에서 부동산 경제는 곁가지에 불과하다. 부동산으로 모두가 행복할 수 있는 정책이 나와야한다. 아울러 시대를 보는 혜안이 절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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