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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리포트] “썸은 둘만의 비밀” “육체적 관계 후엔 사귀거나 끝내거나”
썸남썸녀 4인의 솔직토크
[헤럴드경제=영리포트 기회팀] ‘썸’의 정체는 뭘까. 굳이 말하자면 썸은 남녀가 사귀기 전 단계의 태도와 감정, 관계를 통칭한 언어적 표현이다. 썸 자체가 애매모호하기 때문에 받아들이는 의미 또한 사람마다 다르다. ‘반드시 사귐’을 위한 전제조건도 아니고, ‘단순한 육체적 관계’만 의미하는 것도 아니다. 한가지 공통적인 것은 썸을 탈 때 느끼는 ‘미묘한 감정’에 끌린다는 점이다.

현재 썸을 타고 있거나 한때 썸을 타본 이들로부터 썸에 대한 솔직한 얘기를 들어봤다. 이름하여 ‘지상토크 썸’이다. 인터뷰에 응해준 이들의 사생활을 고려해 신분은 익명으로 처리했다. ‘19금’ 용어는 최대한 순화해 표현했다.

▶사회=언제 썸이라고 느끼나.

남자 1호=가슴이 두근두근 떨릴 때, 그때가 썸의 시작이다. 썸녀한테 카톡(카카오톡) 보낼땐 아무렇게나 안 보낸다. 자소서(자기소개서) 수준으로 유려하게 정리해서 보낸다. 왜냐고? 앞으로 여친(여자친구)로 발전할수 있기 때문이다. 예의를 갖춰야 한다(하하). 하지만 절대 스킨십은 빨리 하지 않는다.

여자 2호=‘이쯤에서 사귀자고 해야 하는데 왜 안하지?’라고 생각이 드는 남자가 있다. 이 남자가 썸남이다. 썸은 설레임과 기다림이다.

여자 1호=처음 만났을 때 상대를 보고 썸인지 아닌지를 구분한다. 남친이 될 가능성이 있는 남자 앞에서는 담배를 피우지 않고 술도 적당히 조절해서 마신다. 조신한 척을 한다고나 할까. ‘잘 노는 여자’ 이미지는 지우고 ‘참한 여성’으로 변신한다(웃음). 썸남은 이미지 메이킹이 필요없다. 내 마음 가는대로 행동하면 그만이다. 간혹 이 같은 행동 때문에 끌리는 경우도 있다.

남자 2호=솔직히 말해서 다들 성적으로 끌리는 경우 있지 않나. 나는 그렇다.(좌중 웃음) 나에게 썸은 성적 끌림이다. 상대방도 그렇게 생각하면 썸 관계가 성립된다. 보통 클럽 같은 데 가서 눈빛으로 교감하고 시작한다. ‘작업’과 비슷할 수 있다. 남자 입장에서 썸은...섹스다.


▶사회=썸과 연애(사귐)의 차이는.

여자 1호=음...생각없이 사귀면 썸, 생각있게 사귀면 연애?(좌중 웃음). 썸은 단순히 서로를 좋아하는 거다. 근데 연애는 좋아하는거에 진지한 것까지 포함된다. 예를 들어 ‘우리의 미래(결혼)’ 같은거다. 썸 타려는 사람과 진지한 사람이 만나면 힘들다. 원하는 게 다르기 때문이다.

남자 1호=썸은 일종의 ‘어장관리’다. 난 주말 특히 금요일, 토요일 저녁은 썸녀를 안 만난다. 그날은 여친에게 투자한다. 대신 평일엔 썸녀를 만난다. 썸녀는 꼬셔야 할 대상이기 때문이다. 월요일부터 목요일까지 썸녀한테 올인한다.

남자 2호=나만 그런가? 내 주변 사람들은 사귀자고 똑 부러지게 말하는 경우가 없다. 느낌, 통하는게 중요하니까. “사귈래 말래?”라고 묻는거 자체가 좀 촌스럽지 않나? 느낌이 통해서 썸을 타다가 술 마시고 어울리다 같이 자게 되고 그러다 자연스럽게 사귀게 된다. 난 그렇다.

여자 2호=썸은 남 주기는 싫고 자기가 갖기도 싫은 그런 상대이다. 썸 자체에 재미를 느끼기도 한다. 그래도 난 썸을 사귀기 전 단계로 확실히 구분하는 편이다.

▶사회=썸 탈 때 스킨십 수위는.

여자 2호=손까지가 적당하다고 생각한다. 절대로 자면 안된다. 자면 게임은 끝난다. 썸남과 자면 사귀기기 전에 ‘먹튀’ 당할 가능성이 크다.

남자 2호=썸 탈 때 ‘잠자리’는 일종의 분기점이다. 썸녀가 신호를 주면 잠자리를 갖는다. 썸녀가 나의 키스를 받아주고 내 가슴에 손을 얹을 때 썸녀와 자도 되겠다는 생각이 든다. 굳이 따지자면 자고 난 뒤에 ‘사귈까, 말까’를 결정하는 편이다.

여자 1호=난 스킨십에선 제한을 두지 않는 편이다. 다만 예전에 썸남과 술을 먹고 같이 잔 적이 있는데, 당시 남친이 있는 상태였다. 나중에 스스로 후회하게 되더라. 잠자리를 갖느냐 마느냐는 썸남에 따라 다르다고 본다.

남자 1호=상황에 따라 스킨십을 하기도 한다. 그러나 썸은 최대한 달달한 감정을 느껴야 하기 때문에 진도(섹스) 빼는 것은 최대한 자제한다. 진도를 빼는 순간 절대로 (여자친구로) 등업(등급상승)이 불가하다.(웃음)

▶사회=썸 타는 기간은.

여자 1호=딱히 기간을 정하진 않는다. 예전에 한 썸남과 6개월간 만났는데 매일 만나진 않았지만 서로 외로움을 느낄 때 연락해서 같이 영화보고, 술 마시면서 데이트를 즐겼다. 서로 좋아했지만 사귀지는 않았다. 나쁘지 않은 기억이다.

남자 1호=썸은 2주일을 넘기면 흐지부지된다. 그 전에 사인을 계속 주고 받아야 썸이 오래 갈 수 있다. 썸 관계를 좋아하긴 하지만 사실 진짜 좋아하는 여자와는 썸을 타지 않는다. 속마음을 숨길 수 없기 때문에 바로 ‘대시’하게 된다.

여자 2호=최소 한달 정도는 지속된다. 특히 남녀 중 한쪽이 고백하거나 받기 전까지 이어진다. 다만 둘 중 하나가 소홀해지면 썸 관계도 금방 끝난다.

남자 2호=내 경우 기간은 썸녀에 따라 좌우되는 편이다. 섹스나 연애 등 특별한 목적이 있다면 최대한 썸을 타면서 꼬신다.


▶사회=썸 상대와 연애 상대의 차이는.

남자 1호=썸녀는 외적으로 풍기는 매력이 가장 중요하다. (여자친구로) 등업하기 위해선 가정환경, 경제수준, 학벌, 말투, 행동 등을 까다롭게 본다.

여자 1호=사실 썸은 정상적인 관계는 아니다고 본다. 그래서 친한 친구들한테도 썸남은 ‘절대 비밀’이다. 사귀어도 되겠다고 생각이 들 때까지 철저히 베일에 감춘다. 반면 남친은 사귄지 며칠 안되도 SNS 등을 통해 자연스럽게 공개한다.

남자 2호=썸은 진지한 관계는 아니지만 연애에 이르는 과정의 하나라고 생각한다. 일단 썸을 타면서 연애를 생각한다. 마음이 맞으면 사귀는 것이고, 그렇지 않으면 썸만 타고 끝내면 된다.

여자 2호=썸남은 단순한 호감이고 남친은 진정한 사랑이다. 분명 차이가 있다(하하)


<출연자 프로필>

남자 1호=34세 로스쿨 입시준비생, 서울 거주, 여친 있음.

남자 2호=34세 직장인, 서울 거주, 여친 있음.

여자 1호=32세 직장인, 서울 거주, 남친 있음.

여자 2호=28세 직장인, 부산 거주, 남친 있음.


ipe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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