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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금리인하 이후 우리 앞에 놓인 과제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사상 최저 수준인 연 2.00%로 낮췄다. 정부와 불협화음이 없지않았지만 금융통화위원회가 만장일치에 가까운 동의로 경제 활력에 힘을 보탠 것은 환영할 만한 일이다. 특히 대외 환경 악화와 반짝장세에 그친 내수경기를 감안하면 이번 조치가 어느정도 불쏘시게 역할을 하게 될 것으로는 보인다. 유로 존과 중국의 동력이 크게 떨어진 가운데 잘 나가던 독일마자 경제성장 전망치가 하향조정되고, 미국도 경제지표들이 예상밖으로 부진하다. 우리의 향후 수출 환경이 순탄하지 않을 것임을 예고하는 대목들이다.

대내적 여건 역시 답답하기는 마찬가지다. 이른바 최(崔)노믹스의 핵심인 41조원대의 유동성 공급과 규제 혁파 여파로 다소 꿈틀대던 경기가 세월호 참사 충격을 이기지 못하고 주저앉는 분위기다. 8월 전체 산업생산이 석 달만에 감소세로 돌아섰고, 기업설비투자는 전월 대비 10.6% 줄면서 11년 7개월만에 최저치로 떨어졌다. 고용은 다시 감소하고 자영업자 매출은 곤두박질 친지 오래다. 거래가 늘고 분양률이 높아지던 주택경기 역시 불황 장세의 전형인 양극화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한국은행이 올 경제성장률을 3.8%에서 3.5%로 낮춘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었던 것이다.

벌써 추가 금리 인하 목소리가 나오는 것은 이런 맥락이다. 경기의 마중물 역할로 경제회복의 모멘텀을 강화하고 원ㆍ엔 환율 하락에 대응한다는 차원에서 일견 설득력을 가진다. 하지만 금리인하만이 능사가 아니다. 재정을 아무리 쏟아붓고 금리를 내려도 기업투자와 민간소비가 늘지않으면 소용이 없다. 1040조원에 달하는 가계부채와 심각한 외국 자본 유출, 유동성 함정 문제가 더 심각해져 경제운용에 걸림돌이 될 수도 있다. 되레 실물경제회복은 멀어지고 악재인 거품만 형성될 수도 있음을 직시해야한다. 과거 90년대 ‘제로(0) 금리’정책으로 맞선 일본의 실패사례가 이를 입증해 준다. 일단 통화정책은 환율정책 조합과 결합해야 시너지 효과를 거둘 수 있다.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추세 등 대외적 여건과 발을 맞추고 금융안정성을 높이는데 초점을 둬야함은 물론이다. 아울러 저성장을 전제로한 우리 경제 미래를 다시 점검해야 한다. 이미 내놓은 서비스산업 활성화방안과 규제개혁을 차질 없이 실행해 기업들의 투자 물꼬를 터주는게 우선이다. 기업 경쟁력 제고를 통해 식어가는 시장 분위기를 되돌려야 한다. 세월호에 매달린 정치권의 각성은 필수다. 경제의 불씨를 살리기는 데 여야가 있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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